수도권 의원 절반이 신당행…남은 새누리도 쇄신 불가피

진상현 기자
2016.12.23 05:46

[the300]여론조사서도 보수신당에 밀려…반기문 선택·여론 추이 따라 TK 중심 지역당 전락 우려도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0여명이 오는 27일 1차로 탈당해 신당을 창당키로 하면서 보수정당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으로선 당장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의원들의 이탈이 커 수도권 민심을 돌려세우는 것이 발등의 불이 될 전망이다. 악화된 여론을 단기간에 회복하지 못해 중립 성향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경우 핵심 기반인 TK(대구·경북)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보수신당의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27일 탈당 결행 의사를 밝힌 새누리당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 모두 34명이다. 이중 탈당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 비례대표(김현아 의원)를 제외한 33명 정도가 실제 탈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의원들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새누리당 소속 서울·경기·인천 지역구 의원 36명 중 17명이 보수신당행을 택했다. 1차 탈당 후 전체 의석수는 95석 대 33석으로 여전히 새누리당이 3배 정도의 우위를 유지하지만 수도권은 19석 대 17석으로 거의 50 대 50의 구도가 되는 셈이다. 특히 서울은 11명의 소속 의원 중 김선동, 지상욱 의원 2명을 제외한 9명이 모두 탈당을 택했다. 선도 탈당해 무소속 신분인 김용태 의원까지 보수신당으로 분류할 경우 서울은 10대2로 보수신당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새누리당에서 서울 수도권 민심을 대변할 의원들이 크게 줄어들면 당이 전반적으로 TK 등 영남지역 정서에 치우칠 가능성도 더 커지게 된다. 탈당을 택한 의원과 비례대표를 제외한 잔류파 의원 78명 중 절반 넘는 40명이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 지역구다.

1차 탈당 후 중립 성향의 의원들이 보수신당에 추가로 가담할 경우에도 수도권, 충청 등 영남을 제외한 지역 의원들이 먼저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새누리당이 자칫 TK 중심의 지역 정당으로 전락하는 그림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 상당수 중립성향 의원들은 여권의 유력한 잠재 대선 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내년 1월 중순 귀국 후 행보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이 아닌 보수신당에 손을 내밀 경우 무게중심이 급격히 신당으로 기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보수신당에 대한 지지가 새누리당을 앞섰다. 국민일보가 여론조사회사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7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신당인 ‘김무성 유승민 중심의 비박계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18.7%로 ‘서청원 최경환 중심의 친박계 정당’(새누리당) 13.2%를 앞섰다.

지역별로도 TK(24.6% VS 17.7%) 제주(6.7% VS 6.0%)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보수신당이 새누리당보다 높게 나타났다. 기존 새누리당 텃밭인 PK에서도 18.5%대16.4%로 보수신당이 새누리당을 제쳤다. 이 조사는 무선 85%·유선 15% 혼용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0.3%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도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쇄신에 몰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우택 새누리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전날 "신년에는 새누리당을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저희 당도 박근혜 정당이란 이미지를 탈색해야 한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조속한 시일 내에 개혁적 비대위원장을 세우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녹록지 않은 현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그동안 당심은 친박, 민심은 비박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비박계가 탈당한 이상 새누리당도 오로지 민심만 바라보고 가서 민심과 당심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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