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위해 필요" vs "지나친 시장 개입" 대립각
국회에 계류중인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개정안은 모두 11건. 이에대한 ‘수석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법안 통과의 바로미터다. 검토보고서는 11건의 개정안을 종합한 뒤 △지원금 분리 공시 △지원금 상한제 폐지 △위약금 상한제 신설 등 8개 항목으로 구분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담았다. 단통법 개정안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은 '지원금 분리공시제'(6건)와 '지원금 상한제 폐지'(4건)이다. 보고서에서도 이들에 대한 의견이 가장 크게 대립했다.
먼저 소비자가 많은 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원금 분리공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삼성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자의 영업비밀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분리공시로 공개되는 것은 장려금 중 지원금에 포함된 액수일 뿐인 만큼 공시된 내용을 통해 전체 장려금 규모를 역산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원금 분리공시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분리공시로 인해 제조업자가 국내 이동통신사에 지급하는 장려금 규모가 공개되면 해외 시장에서도 동일한 규모의 장려금을 요구할 것이란 현실론이다.
'지원금 상한 규정 폐지' 역시 의견이 크게 갈리는 지점이다. 사업자의 마케팅 전략을 규제하는 것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라는 쪽이 폐지론자다. 또 이미 지원금 상한제 외에도 지원금 경쟁을 제어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있어 지원금 상한제를 둘 필요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폐지 반대 입장에서는 이 제도가 과열돼 있던 지원금 경쟁을 근절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상한제가 폐지될 경우 다시 지원금 중심의 경쟁 전략이 활성화돼 이용자간 차별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용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물어야 했던 위약금의 상한제를 신설하자는 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위약금 상한제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위약금 부담이 완화되면 번호이동이 촉진돼 이동통신사업자 간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봤다. 반면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상한액에 맞춰 지원금 규모를 축소하면 결국 이용자 혜택이 줄어든다는 반론도 있다. 위약금을 부과하는 것은 약정에 따라 지급했던 지원금 또는 요금할인 혜택을 회수하는 일반적인 상거래 행위인 만큼 제약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나머지 개정안의 경우 의견이 하나로 모아졌다. '요금제별 지원금 차등지급 금지 조항'에 대해선 모든 요금제에 동일한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할 경우 지원금 수준이 현재보다 하향 평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마케팅 수단의 하나인 지원금을 차등하여 지급하는 것이 부당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요금할인율 조정의 법적 근거 마련 및 조정 범위 확대'에 대해서도 정부가 요금할인율을 폭넓게 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경우 요금 할인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방위 문턱위 '단통법', 핵심은 '분리공시·상한 폐지'
11건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안'(이하 단통법) 개정안은 △지원금 상한제 조기일몰 △분리공시 △지원금 부당차별 금지 △위약금 상한기준 공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굵직한 관심사 중 하나는 분리공시제가 도입되는지 여부다.
분리공시제는 휴대전화를 살 때 이동통신사인 SKT와 KT, LG유플러스가 공시한 지원금 중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가 장려금으로 보조한 마케팅비가 얼마인지를 구분하자는 것이다. 현행법대로는 이동통신사가 공시한 지원금 중에서 제조업체의 장려금은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제조사의 불법 지원금으로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발의된 11건의 개정안 중에서는 절반이 넘는 6건이 분리공시제 도입 조항을 내걸고 있다. 변재일·신경민·최명길·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 등이 해당 내용이 포함된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원금 분리공시제만큼 뜨거운 감자는 ‘지원금 상한 규정’이다. 현행 단통법에서는 출시 후 1년3개월이 지나지 않은 신형 휴대전화 기기 한 대에 적용되는 지원금을 지난해 6월9일 기준 최대 33만원으로 고시하고 있다. 여기에 유통대리점 재량으로 지원금의 15% 범위 내에서 추가 금액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원금 상한을 폐지하면 이동통신 업체간 지원금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거품 빠진 가격에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어차피 일몰까지 9개월도 채 남지 않은 조항의 일몰 시한을 앞당기자는 주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경민 더민주 의원 등은 '요금제에 따른 지원금의 차별 지급을 제한하고 현행 3년으로 규정된 지원금 상한제 유효기간을 6개월 단축한다'는 의안을 내걸었다.
심재철·배덕광 새누리당 의원과 박홍근·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지원금 상한제 폐지 의안을 발의했다. 업계에서는 상한제 조기 일몰이나 폐지가 의미 없다는 의견이다. 이동통신 업체와 대리점 사이의 지원금 과다 경쟁으로 인한 출혈을 막자는 것이 단통법의 탄생 배경인데 법안 제정 이전으로 회귀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든 아니든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단통법…미적되면 '일몰' 걸린다
2월 국회 처리가 시급한 법안 중 하나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안'(이하 단통법)이다. 이 법은 핸드폰 시장과 직결된다.
당장 삼성전자는 다음달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갤럭시S8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체면을 구긴 삼성전자는 갤럭시S8 공개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형 신모델 출시가 주춤하며 잠잠하던 관련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단통법은 현재 11개의 개정안이 제출돼 있고 이 가운데 5개 법안이 법안소위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 등에서 단통법 개정안의 필요성에 대한 수많은 지적이 나왔을 만큼 뜨거운 이슈다. 최악의 경우 9월 국회까지 법안 처리가 안 되면 ‘일몰’에 직면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단통법의 지원금 상한 조항은 10월1일 효력이 상실되는 한시규정이다. 정기국회의 경우 국정감사가 먼저 진행이 되고 그 후에 법안 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그간의 국회 관례인 점을 고려하면 10월 이후에야 법안 처리가 가능해진다. 2월 국회 처리가 당면 과제인 이유다.
단통법 개정안의 경우 크게 △지원금 상한제 폐지 △지원금 분리공시 △위약금 상한제 신설 △선택약정 할인률 30% 인상 △요금제별 지원금 차등 지급 금지 등 쟁점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위약금 상한제의 경우 지원금 상한제 폐지나 일몰 이후의 상황에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법이다. 이에따라 위약금 상한을 둬 소비자 피해도 막고 지원금의 난립도 막자는 개정안이 나와있다.
선택약정 할인율 30% 인상법(신용현 의원 대표발의)은 당장 가계통신비 인하와 직결된다. 요금제별 지원금 차등 지원 금지 법안(신경민 의원 대표발의)의 경우 비싼 요금제를 선택할수록 높은 지원금을 지급,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고가 요금제에 가입을 유도하는 폐해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나온 법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