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주요 복지공약이었던 치매국가책임제의 추진을 본격화했다. 직접 요양병원을 찾아 일자리추가경정예산에 관련예산 2000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고, △요양등급 확대 △1:1 맞춤형 서비스 △치매지원센터 250개로 확대 △본인 건강보험 부담률 10% 이하로 감소 등을 약속했다. '치매'라는 용어의 개선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일 서울 세곡동 서울요양원을 찾아 치매환자 가족의 어려움과 종사자들의 애로를 듣고, 이를 위로하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국회 복지위원장인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함께 했다. 치매가족을 두고 있는 배우 박철민씨, 치매 어르신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쳐온 방송인 김미화씨도 참석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 가운데 하나가 치매다.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감당하기 힘든 병"이라며 "이제는 치매환자를 본인과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국가책임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장 일자리추경에도 2000억원 정도 반영을 해서 올 하반기부터 첫 사업을 시작해 볼까 한다"라며 "공공부문 일자리와도 연계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2000억원은 치매국가책임제와 관련한 '일자리'에 국한된 예산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심병원 등 나머지 관련 예산은 2018년 본예산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매국가책임제는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대선 기간 때 문 대통령은 자신의 장모 역시 치매를 앓았던 사연을 직접 언급하며 △치매 치료 본인부담 상한제 △경증 치매환자에게도 장기요양보험 혜택 △치매지원센터 증설 △전체 요양시설 중 5%인 국공립 치매요양시설 확대를 약속했었다. 집권 후에는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에게 이달말까지 치매국가책임제 추진 방안을 완성해 보고하라고 지시를 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치매환자 모두가 요양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등급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증부터 중증까지 등급에 따라 각각 맞춤형 서비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치매전문병원이 중증 환자의 집으로 찾아가는 '1:1 맞춤형 서비스'도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치매지원센터의 확대도 과제로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치매는 조기에 치료하면 나을 수도 있고, 진행을 멈출 수 있다. 이를 모르면 악화된다"며 "치매지원센터가 몇 개냐 하면 불과 47개 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40개 정도는 다 서울에 있어 지방은 센터가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치매지원센터를 250개 정도로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본인 건강보험도 부담률을 10% 이내로 확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급여의 대상이 되지 않는 치매 진료가 많은데, 모두 대상이 되게끔 전환을 해서, 치매 환자들의 부담을 낮춰주자는 것이다. 요양보호사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것도 과제라고 밝히며 "이런 부분을 복지부 장관이 메모했기 때문에, 종합해서 6월말에는 구체적인 방안을 국민께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치매'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건의에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요양원 관계자는 문 대통령에게 "치매의 특성상 '치매'라는 단어가 거부감이 있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생각한) 용어가 있나요"라고 물었다. 해당 관계자는 "일본은 인지장애증이라고 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65세 어른 10분 중 한 분은 치매환자"라고 한 뒤, "오늘은 '치매'라고 합시다"라고 밝혔다. 향후 '치매' 명칭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