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0일에도 조각은 숙제…'박기영 후폭풍' 이겨낼까

최경민 기자
2017.08.14 04:38

[the300][文정부 100일]중기부 장관 인선 장고…4강대사, 공공기관장 남아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 두번째부터), 서훈 국정원장 내정자, 임종석 비서실장. 2017.05.10.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정부에게 인사는 아직도 무거운 숙제다.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앞두고도 조각(組閣)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박기영 후폭풍' 속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해외공관장‧차관급‧공공기관장 인선 등 채워야 할 인사가 산적하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는 더딘 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라는 점을 감안해도 그렇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출범 18일 만에, 박근혜 정부는 56일 만에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었다. 5대 인사원칙(논문표절,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투기, 병역면탈)을 둘러싼 논란이 한몫 했다. 청와대는 논란이 커지자 위장전입 등과 관련해 보다 유연한 기준을 적용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높은 '허들'을 적용했다. '도덕적 결벽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문 대통령 본인도 꼼꼼하게 직접 인사를 챙겼다.

5당 체제에 따른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권의 발목잡기가 어느 때보다 강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청문회를 보고 유력 인사들이 장관직에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속출했다"며 "학계 등에서 청렴하기로 유명한 인사들조차 국회의원들에게 '망신'을 당한 것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청와대는 중기부 장관 인선과 관련 장고에 들어갔다. 당초 문 대통령의 여름휴가 복귀 직후인 이달초 발표 가능성이 나왔었지만 무기한 연기 상태다. 청와대 측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며 "빨리 인사를 끝내기 보다 더 좋은 사람을 국민들께 소개시켜드린다는 취지로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여성 장관 30%' 공약을 고려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임명된 국무위원 18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28%(5명)다. 여성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낙점되면 이 비율은 32%까지 오른다.

인사와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숙제는 국무위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차관급 혹은 각종 공공기관장 인사도 남아있다. 특히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관련 논란이 불거진 후 청와대는 후속 인사 발표에 더욱 부담감을 가지게 됐다. 박 전 본부장의 임명을 두고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4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대사 임명도 관건이다. 청와대는 쉽게 발표를 못하고 있지만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미대사 등이 확정되지 않은 점에 대해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주미대사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주미대사를 지낸 이태식 전 대사가 언급되고 있고, 주중대사에는 문 대통령의 측근인 노영민 전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청와대 측은 주미대사 등의 경우 복수의 후보군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정식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 문제 등을 고려하면 발표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공공기관장 인사에서도 '잡음'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체 332개 공공기관 중 100곳이 넘는 기관장의 인사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친박계 공공기관장들이 물갈이 1순위로 언급되고 있다. 정치적 논란이 부각될 수 있는 부분이다. '낙하산' 논란을 피해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회의에서 "전문성이 있다면 대선캠프 출신 인사들도 공공기관 인선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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