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국면에 친문(친 문재인) 지지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국면에서 정부의 '신천지 책임론'에 힘을 싣는 동시에 정권과 각을 세워온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일 서울시가 이 총회장 등 신천지 관계자들을 고발한 사건을 형사2부(부장검사 이창수)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이 총회장과 신천지 12개 지파의 지파장 12명을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서울시는 이 총회장과 신천지 지도부들의 행위를 형법상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및 상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함과 동시에 부정확한 교인 명단을 제출하고 신도들로 하여금 역학조사를 거부하도록 지시하는 등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봐 고발조치에 이르게 됐다"며 검찰에 이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신천지를 고발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늘고 있지만 신천지 지도부를 '살인 혐의'로 고발한 지자체는 서울시가 처음이다. 대부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형법상 살인죄는 혐의가 인정되면 사형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된다. 이에 비해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처벌 수위는 벌금이나 1년 이하 징역 등으로 경미한 수준이다. 행정 처벌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여당 내에서 대표적인 비문으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기 과천 신천지 본부를 강제조사하기도 했지만 신천지 신도나 지도부를 고발하지는 않았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오후 페이스북에 '신천지를 고발하지 않은 이유'라는 글을 올려 "현 시점에 고발은 쓸데없이 행정력을 낭비한다"며 "고발 시 교인과 적대관계를 조성해 오히려 방역 공조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는 김용민 남양주병 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검찰이 (신천지)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법무부장관도 수사를 지시했는데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김 예비후보는 "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전염시켰다면 상해죄가 성립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 그런 행위가 상해죄로 처벌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모를 수 있다"며 "신속한 수사를 통해 상해죄로 처벌되는 사례를 보여주면 신천지 신도뿐 아니라 감염되거나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매우 조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 지방자치단체장인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지난 1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지자체의 신천지 통제가 어렵다고 호소하며 "공세적으로 사법체계가 개입해야 코로나 사태를 신속하게 제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페이스북에 캡처해 공유하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여러 국면에서 입장 차이를 보여온 법무부와 검찰은 이번에도 입장 차이를 보였다.
법무부는 지난달 28일 일선 검찰청에 코로나19 관련 불법 행위를 고발이나 수사 의뢰가 없어도 강제 수사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비해 방역당국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대검찰청은 방역당국으로부터 검찰 압수수색 등이 방역에 부담될 수 있다고 들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박 시장이 이만희를 검찰에 살인죄로 고발하자 기다렸다는 듯 조국 수호단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자들이 일제히 윤석열을 비난하고 나섰다"며 "이 재난이 지금 윤석열 검찰에 대한 댁네들 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해 윤석열 잡을 호기로 보이느냐"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물어 신천지를 마녀사냥하듯 몰아세우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살인죄까지 등장하고 신천지 사냥이 다소 지나치다. 그들도 바이러스의 피해자이고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국민"이라며 "신천지가 비록 여러 모로 괴상하고 바이러스의 확산에 도의적 책임이 있지만 옴진리교가 사린 가스 뿌린 것처럼 그들이 의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살포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