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만료를 앞두고 일본이 대미 상호관세율을 당초 25%에서 10%포인트(P) 낮추면서 우리 정부는 일본 못지 않은 협상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위성락 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미 방미 중이고 이번 주 중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미국 주요 인사와 면담함으로써 관세 협상에서 국익을 위해 가장 좋은 대안을 찾는데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의 협상 결과의 세부적 내용은 현재 파악 중에 있다"며 "우리 협상에도 참고할 부분이 있다면 참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한국시간)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무역합의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미국에 5500억달러(약 760조원)을 투자하는 한편 자동차, 트럭, 쌀과 특정 농산물에 대해 자국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미 행정부는 지난 8일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다음달 1일까지 적용을 유예했다. 우리 입장에선 약 3주 간의 협상 시한을 번 셈이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미 특사단은 이날(23일)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은 미 정부에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일본이 종전 대비 관세율을 10%P 낮췄으니 우리 정부도 최소한 그 정도는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겼을 것"이라며 "미일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아는데 일본이 막판 협상을 잘한 듯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패키지 딜이 이뤄졌을지, 방위비 문제도 그 안에 포함이 됐을지 등을 분석해 우리도 일본 이상의 협상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쌀과 같은 농산물에 대해 시장을 개방한 만큼 우리도 미국산 쌀과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에 대해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협상 카드가 될지 주목된다.
당장은 통상협상보다 후순위 과제로 밀린 듯 보이나 아직 이뤄지지 못한 한미 정상회담 조율도 우리 정부의 과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미국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친중'이라 오해하는 사람들이 꽤 존재한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김 교수는 "늦어도 9월에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남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협상도 협상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이 대통령에 씌워진 친중 인사라는 오해를,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등을 직접 만나서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