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욱 롯데지주 사장 "자사주 매각, 주주 손실 없도록 최선"

오문영 기자, 세종=김주현 기자, 세종=박광범 기자, 세종=최민경 기자
2025.10.13 17:59

[the300][2025 국정감사]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이자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0.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고정욱 롯데지주 사장이 13일 "(보유 중인 자사주를 매각하는 데 있어) 주주들이 손실을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에서 주주가치 제고 등을 명분으로 추진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에 대해선 "기존 자사주의 경우 취득 이유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를 받고 이같이 답했다. 기재위는 롯데지주의 자사주 과다 보유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상황의 배경을 묻기 위해 고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출석시켰다.

롯데지주의 자사주 보유 비중은 27.5%다. 지난 6월 롯데물산에 약 1480억원 규모(524만5000주)를 매각하며 5%포인트(P)를 줄였으나 여전히 주요 유통사 기업 중 압도적 1위다. PBR은 지난 6월 기준 0.35배다. PBR은 기업의 주가가 순자산(장부가치) 대비 얼마나 낮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배 미만이면 주가가 자산가치보다 낮게 평가된 종목으로 분류된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열린 '미국 이민 당국의 한국 기업 직원 구금' 관련 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과 대미투자 요구에 상응한 대우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07.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오기형 의원은 롯데지주가 지난 6월 자사주를 매각하며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결권을 갖고 있는 주식으로 비교해보니 매각 전후로 소액주주 지분율은 2.2% 줄어들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66% 증가했다"며 "거꾸로 생각했을 때 신 회장이나 특수관계인 의결권이 2.2% 줄어드는 경우였다면 이사회에서 의결할 수 있었겠나"라고 했다.

또한 "롯데지주가 지난 8월 공시한 단기보고서에서 앞으로도 15% 내의 자사주를 지배주주나 특수관계인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런 (매각이) 계속되면 사회적 논쟁이 일지 않겠나"라며 "(상법 개정으로 다음 매각 때는 ) 이제 이사가 모든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이 과정에서 A 회사의 서울중앙지법 판례를 예시로 들기도 했다. 오 의원은 "A사는 발행주식 15%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에만 일방 매도했다"며 "판례에는 (매도 행위가) 회사의 경영권 내지 지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문제가 있다고 한다. 롯데지주의 매각 계획이 15% 내외라는 점에서 사례가 비슷하다"고 했다.

이에 고 사장은 "여러 가지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A사 상황과 롯데지주 상황을 비교해서 (매각 방안 등을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모든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말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상황을 고려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좀 더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고 사장은 저PBR 상황에 대해선 "롯데지주 특성상 90% 이상이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다"며 "안타깝지만 계열사 실적이 좋지 않다 보니 주가가 안 좋고, (계열사의) 시가총액이 빠지다 보니 롯데지주도 시가총액이 빠져 PBR이 낮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오 의원의 말에는 "신규 취득 자사주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소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도 "기존 자사주에 대해선 왜 취득했고 취득한 방법이 무엇인지 등을 검토해 균등하거나 불균등하게 시간을 갖고 소각하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최은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노란봉투법 입법 중단을 촉구하며 논평하고 있다. 2025.8.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도 "대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거나 시가에 미달되게 매각하는 등 불공정한 방법이 사용되면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자사주는 (회계 기준상) 차본 차감 항목이지만 일정부분 자산 가치를 갖고 있기도 하다"며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법안에 대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의원의 질의 취지가 법 개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데 주식을 교차 보유하거나, (자사주를) M&A(인수합병) 자금으로 지급해 회사의 자산적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며 "자사주에 대해 일괄 소각하도록 하지 않고 본래 취득 경위나 향후 회사가 어떻게 자사주를 전략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 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을 입법하겠단 계획이다. 현재 자사주 취득 시 원칙적으로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하는 안(김남근·민병덕 민주당 의원), 자사주를 취득 즉시 소각하도록 하는 안(김현정 민주당 의원) 등이 국회에 계류 중이며 민주당은 당론을 마련 중이다. 이들 법안엔 상장사가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 역시 해당 기한 안에 소각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