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에 도 넘은 조롱까지...국감 사흘 만에 드러난 '국회의 품격'

김도현 기자
2025.10.16 05:00

[the300][2025국정감사]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질의하며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10.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국정감사 개시 불과 사흘 만에 국회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국민들이 지켜보는 공식 석상인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들이 고성·반말에 도를 넘은 조롱까지 주고받으면서다. 비판을 의식한 듯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강대강 대치를 이어오는 여야가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일진 미지수다.

이재명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국감은 지난 13일 시작됐다. 17개 국회 상임위원회가 834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내달 6일까지 국감을 이어간다. 국정감사 개시 3일차인 이날까지 상임위별로 최소 2차례 이상의 감사가 이뤄졌다. 다수 상임위가 정쟁이 아닌 정책 질의를 이어오고 있지만 일부 상임위에서 과도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13일 대법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 후 자리를 뜨는 것이 관례였던 대법원장의 이석을 불허했다. 이날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조롱에 가까운 '요토미 희대요시' 사진을 꺼내 들자 장내가 난장판이 되기도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14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선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개인적으로 받은 비난성 문자메시지를 전화번호도 가리지 않은 채 공개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대해 "김일성 추종 세력과 연계됐다"고 주장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의 13일 국정감사에선 윤석열정부의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막말이 오갔으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15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간첩 활동 이력을 문제 삼은 야당과 이에 반발한 여당이 대치하는 일도 있었다.

국회에서의 과도한 대치가 도마 위에 오르자 이를 경계하고 반성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22대 국회 최고령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조용히 해', '끼어들지 마' 등과 같은 언어를 공방 중에 무의식중으로 자주 사용하게 된다. 과유불급 같다"며 "'과하지 말라'라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저부터라도 자제하겠다"고 적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서로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말을 가리고 예의를 갖춰서 해야 한다"며 "(법사위에서 서영교 민주당 의원에게) 제가 '서양치기(서영교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먼저 하긴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러자 서 의원이) 저한테 '송양치기'라는 표현 쓰고 그랬는데 이런 언행을 (주고받고 난 뒤) 저도 마음이 찜찜했다"고 고백했다.

자성의 움직임은 있지만, 빈축을 산 여야의 태도가 일시에 바뀔지는 미지수다. 지난 사흘 동안의 갈등으로 골이 더욱 깊어졌다. 이날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정훈 의원과 갈등을 빚은 김우영 민주당 의원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폭행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김현지 실장이 김일성 추종 세력인 경기동부연합과 연결돼 있다'는 주장을 펼친 박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의 행동은) 국회의원으로 해야 할 도리에서도 벗어난 행동"이라며 "심각한 물리·심리적 위해를 가한 것이어서 전말을 밝혀야겠다는 (과방위 야당) 의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누가 누구를 알고 지냈다' 수준의 무리한 연결 짓기로 사상을 단정했다"며 "구체적 근거도 명확한 사실도 어느 하나 입증된 것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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