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방한해 30일까지 1박2일간 한국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점과 관련해 "알려진 것처럼 29일 도착해 30일까지 (체류가) 예상된다"며 "그 언저리에 한미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중 간 정상회담이 있다면 그 체류기간 중에 있을 수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EC 정상회의 본회의 기간은 10월31일~11월1일이지만 27일부터 최종고위관리회의,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 등도 함께 진행된다. 전체 회의 기간 중 21개 회원국 정상들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인 등 약 2만 명이 경주를 찾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이 기간 한국을 찾을 예정이어서 한미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위 실장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에 한미 관세합의 후속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정상 간 만나는 계기는 양측 모두로 하여금 무언가 진전을 만들어보자는 심리적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우리도, 미 측도 진전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지가 있다. 구체적으로 타결까지 갈 수도 있겠고 거기까지 못 가더라도 큰 프레임을 만들 수는 있겠다"고 했다.
후속협상 조건 중 통화 스와프 문제가 떠오른 가운데 위 실장은 "(한미) 통화 스와프(맞교환)는 우리가 제안한 적도 있고 미국에서 붙들고 있었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새로운 진전이 있다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제1의 취재원은 아니고 2선에 있는 입장"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가 (미국 측에 대안을) 제안한 바는 있지만 그것은 무제한 통화 스와프였고 미국 측에 의해 잘 작동된 것은 아니다. 통화 스와프는 되더라도 그것은 필요조건이지, 또 다른 충분조건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그 부분에서 진전이 없다"고 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구두로 관세협상에 합의한 이후 실제 문서화 작업 과정에서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을 두고 줄다리기 중이다. 미국은 대부분 출자, 즉 현금 투자를 요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외환시장 안정성, GDP(국내총생산) 규모 등을 고려해 대출과 보증 중심으로 투자 금액을 채우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특히 대규모 대미 투자가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끼칠 영향을 우려해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한미 통화 스와프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스와프는 두 국가가 현재의 환율로 필요한 만큼 돈을 교환하고 특정한 기간에 미리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를 뜻한다. 우리 정부는 또 통화 스와프는 협상 타결을 위한 필요조건이고 그 외 국회 동의·법 개정,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투자 구조 등 충분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본다.
통상 통화 스와프는 각국 중앙은행 간 계약 체결 사안이지만 최근 일각에선 한국은행과 미 재무부 간 협약을 맺는 형태로 통화 스와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위 실장은 이에 대해 "세부적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제가 다 업데이트 돼 있지 않고 그 내용을 공유하면서 협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협상팀과 실시간 교감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견하거나 평가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