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합의에 말 아끼는 국민의힘, '집값'에 올인

이태성 기자
2025.11.01 07:01

[the300]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굿즈 전시품을 관람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회담이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다 외교·안보 이슈를 자칫 잘못 건드릴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이 지방선거까지 부동산 이슈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은 세부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협상을 섣불리 비판했다가 안보를 중시하는 보수정당의 정체성에 배치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승인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전날 일부 의원들이 이번 협상이 잘된 게 아니라는 식으로 발언했다가 기사 댓글로 비판을 받았다"며 "안보에 도움이 되는 핵추진 잠수함 허가까지 받아낸 상황에서 괜히 야당이 발목만 잡는 이미지를 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강경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관세협상을 자화자찬해서는 안 된다"며 "합의문을 공개하고 법 제정·투자 절차 등 후속 조치를 충분히 준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국민의힘이 대여투쟁 소재로 부동산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 고위층의 부동산 소유·거래 논란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이 부동산 문제로 사퇴했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 원장은 2009년 부인 명의로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도로부지(202㎡)를 경매로 매입했으며, 성동구와 중구에 각각 상가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봉천동 도로부지는 재개발 추진 시 최대 24억 원의 보상금이 예상되는 '알짜 땅'으로, 무산돼도 지자체 매입 청구가 가능해 손해 볼 일 없는 구조"라며 "이 원장이 시장 원리를 무시한 채 집값을 억지로 누르려다 결국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만 멀어지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재산을 불리는 데는 귀신이었지만 국민의 주거 안정을 지키는 데는 철저히 무능했다"며 이 감독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남은 8개월 동안 부동산 관련 정부·여당의 실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동산 이슈로 정부·여당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다시 오를 것"이라며 "유리한 부동산 이슈를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1%, 국민의힘 26%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2.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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