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 포기'에 두쪽 난 정치권…"檢 결정 존중" vs "권력에 굴복"

정경훈 기자
2025.11.10 04:00

[the300]

(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김병기(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뉴시스 창사 24주년 기념 '10년 후 한국' 포럼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5.10.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여야가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를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을 존중한다며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하는 검사들을 "정치검사"로 규정,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항소 포기가 5개 재판에 걸려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무죄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을 거론하며 "국민 앞에 최소한의 양심을 지킨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장동 1심 판결은 명확하다. 공기업 임원들이 시민의 권한을 민간 업자들과 결탁해 돈으로 팔아먹었다는 것"이라며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은 검찰 구형량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받았다.) 다른 민간업자들도 절반 이상이 중형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지휘부는 무분별한 상소를 자제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일부 검사들과 수사팀은 부당한 지시라고 왜곡한다"며 "(이번 반발은) 공직자로서 본분을 잊은 명백한 항명이다. 법무부는 즉시 감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 "대장동 수사팀의 (검찰 지휘부의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한) 조직적 반발이 검찰의 행태라면 국정조사·청문회·상설특검 해야 한다"며 "정치검찰을 싸그리 도려내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은 전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 포기에 대해 "검찰의 무의미한 항소 포기 결정을 존중한다"며 "검찰 정상화를 위해 중단 없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 조작기소대응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피고인 항소 포기 개입의혹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나경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위원들을 지나치고 있다. 2025.11.09.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이어 "일부 정치 검사는 상부의 압력을 운운하며 허위 공세를 편다"며 "윤석열, 김건희 부부에게는 벌벌 빌며 조사도 못하고 내란 수괴 석방 결정에는 침묵하더니 이제 와서 외압을 말하느냐. 이는 검찰 개혁의 방향이 옳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항소 포기의 배경에 정권의 외압이 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항소 포기 결정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공소 취소 빌드업의 1단계 작업으로 이해된다"며 "지금 밝혀야 할 핵심 사안은 누가 항소 포기 외압을 행사했느냐"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항소 포기 의견의 전달은 순수한 법무부의 의견인가 아니면 법무부보다 더 높은 윗선의 압력이 전달된 것인가"라며 "대통령실에도 묻겠다. 대장동 비리 사건 항소를 포기하라는 외압을 행사했습니까, 아닙니까"라고 했다.

이어 "김병기 원내대표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수사에 대한 국정조사, 청문회, 상설특검(특별검사)을 다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국회 차원의 긴급현안질의를 즉시 열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대장동 사건의 핵심은 민간이 7886억원을 가져가고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겨우 1830억원을 받은 단군이래 최악의 민간특혜가 누구의 결정으로 만들어졌는지 여부"라며 "항소심에서는 어떤 경로로 정책이 승인됐는지, 공공 이익이 어떻게 민간의 사익으로 바뀌었는지가 더욱 촘촘히 밝혀져야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민간업자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수사팀이 검찰 수뇌부의 '항소 금지' 지시로 항소를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 표명하는 등 파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 설치된 게양대에 걸린 태극기와 검찰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대장동 수사·공판팀은 "8일 오후 무렵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고, 급기야 어떤 설명이나 공식 지시 없이 기다려보라고만 하다가 자정이 임박한 시점에 '항소 금지'라는 부당하고 전례 없는 지시를 했다"고 폭로했다. 2025.1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이어 "검찰이 스스로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이 민관유착 부패범죄의 정점을 향한 법적 통로를 봉쇄해 버렸다"며 "긴급현안질의를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를 즉시 개회할 것을 추미애 법사위원장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경찰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수사해야 한다. 직권남용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는 범죄"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 반드시 재개하고, 해체위기의 대한민국 반드시 구해 내야한다"고 덧붙였다.

개혁신당은 언론에 배포한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항소를 막은 대검과 법무부 위에는 대통령실이 있다. 대통령 입김 없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까"라며 "(항소 포기는) 권력의 압력에 굴복된 강요된 결정이며 그 배후가 대통령이라면 그것은 탄핵 사유다. 항소 포기 결정에 관여한 모든 책임자를 조사하고 국고 손실과 사법농단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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