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삶이 가장 중요"…이재명 대통령, '항소포기 논란' 민생으로 돌파

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2025.11.11 16:56

[the300]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발언을 일체하지 않았다. 정쟁적 이슈에 스스로 참전함으로써 그동안 쌓아온 지지율을 무너뜨리는 대신 민생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11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후 검찰에서 집단 항명이 나온 데 대해 대통령실 입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검찰이 대장동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 후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이에 책임을 지는 의미로 사의를 표명하고 검찰 내부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반발을 항명으로 규정한 반면 야당은 항소 포기 과정에서 외압이 행사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일자 정성호 법무장관은 지난 10일 직접 기자들 앞에 서서 "(대검찰청 측에 본인이) 신중히 검토하라는 취지의 의견만 제시했을 뿐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주무부처인 법무부의 장관이 직접 나서 해명한 만큼 대통령실은 나서기보다 당분간 여론 흐름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항소 포기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째인 이날(11일) 국무회의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발언은 아꼈다. 대신 두 시간 넘는 생중계 회의 시간을 채운 것은 민생 현안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서민의 삶이 가장 중요하다. 물가 안정에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라며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소위 '슈링크플레이션'(제품가는 그대로 두고 수량 등을 줄여 판매하는 것)과 같은 꼼수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내년이 더 중요하다"며 "경제, 민생회복의 불씨를 더욱 키워서 잠재 성장률을 반등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총집중해 주시기 바란다. 적극적인 내수 회복, 국익 중심의 통상 강화, 초혁신 기술 투자 확대, 과감한 균형 성장 전략의 수립과 추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국무위원들 간 토의 내용도 자본의 생산적 금융으로의 유도를 위한 개인 국내 장기투자자에 대한 세제 등 혜택 확대, 암표(불법 입장권) 근절 대책 마련, 혐오 발언 등에 대한 제재 등에 집중됐다. 토의 내용은 그대로 생중계됐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현재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사안은 민생 문제이고 그런 관점에서 대통령실은 지난달 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을 잘 이끌었다"며 "그 영향으로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굳이 정쟁의 영역에 스스로 뛰어들지 않는 게 옳은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10일 공표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3.7%포인트(P) 상승한 56.7%로 나타났다. 2주 연속 상승세다. 이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p, 응답률은 5.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PEC 정상회의라는 큰 외교전을 무사히 치른 뒤 당분간 민생에만 국정운영 동력을 집중시키겠다는 것은 이 대통령의 뜻이기도 하다. 여당 주도로 '국정안정법'(재판중지법) 입법이 추진돼 국회에서 논란이 일 당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입법을 막은 것이 그 예다.

강 실장은 지난 3일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넣지 않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재명 대통령께서 요청하셨다고 해석해도 된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은 발언의 배경을 추가로 설명하면서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도 함께 양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것을 도와달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14일에는 경기북부 지역에서 지역 민심을 직접 청취하는 자리인 '타운홀미팅'에 참석한다고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경기북부는 접경지역이자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많은 불이익을 받아왔다. 지역 발전을 가로막아 온 미군반환 공여지 개발 문제부터 이중삼중의 규제와 생활 속 불편까지, 경기북부 주민들께서 겪고 계신 불합리한 문제들을 직접 들려 달라"며 "더욱 살기 좋은 경기북부를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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