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초부터 '일하는 공직사회' 만들기를 강조해온 이재명정부가 감사원의 정책감사 폐지라는 승부수를 띄운데 이어 일 잘하는 공무원에 최대 3000만원의 파격적인 포상금을 수여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직권남용죄 남용을 막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해 일하는 공무원에 제대로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은 그간 공직사회 활력 제고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며 5대 과제를 관계부처와 함께 추진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24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공무원들이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와 제도를 정비할 것을 지시했고, 당시 강 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TF 출범 소식과 함께 100일 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TF의 5가지 주요 과제로 △과도한 정책감사 폐지 △직권남용 남용 방지 △민원·재난·안전 업무 담당 공직자나 군 초급 간부 등에 대한 처우 개선 및 보상 강화 △AI(인공지능) 시대에 걸맞게 공무원 당직 제도 개선 △일 잘하는 공무원에 대한 포상 및 승진 확대가 제시됐다. 이날 이와 관련한 구체적 진행 상황이 발표된 것이다.
눈에 띈 것은 일 잘하는 공무원을 위한 '특별성과포상금' 제도의 신설이다. 강 실장은 "본인 희생을 통해 국민의 생명을 구하거나 이례적으로 특별한 성과를 거둔 공직자에 대해 1인당 최대 3000만원까지 파격 포상한다"며 "공무원들이 미래를 향해 정책을 결정하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주 대통령실 인사수석은 "통상적인 업무 평가가 아니라 국민 생명이나 국가적 협상 등과 관련된 분야에서 획기적 성과를 거뒀을 때 개인이나 팀 단위로 포상하겠다는 것"이라며 "(포상의 심사-관리 주체 등) 세부적인 내용은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에 대한 직권남용죄 적용이 남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형법도 개정된다. 직권남용은 정책감사와 함께 공무원의 적극행정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여겨져왔다.
강 실장은 "법무장관은 지난 7월29일 직권남용죄는 신중하게 수사하도록 검찰에 지시한 바 있다"며 "이후 관련된 검찰 기소 사례는 2건에 불과하다. 형법상 직권남용을 명확히 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직권남용이 정치 보복의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또 올해 안에 감사사무 처리 규칙을 개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감사원법을 개정해 정책감사 폐지를 '법제화'한다.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공무원 수당은 두 배로 확대하는 한편 군 초급간부 기본급도 인상한다. 하사 1년차의 보수는 올해 267만원에서 내년 283만원, 2027년에는 300만원으로 오른다. 미래준비적금 제도도 신설해 청년 군 간부들이 3년간 약 2300만원의 자산을 형성할 수 있게 했다.
비효율적 정부 당직 제도 개편 차원에서 중앙부처 당직실은 내년 4월부터 전면 폐지된다. 야간 민원은 AI(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당직비 예산 169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됐다.
강 실장은 공직 사회의 활력을 높이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직 역량 강화를 위한 5가지 과제도 새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향후 100일 내 세부 계획도 마련해 발표한다.
△투트랙 인사 관리 방안 마련 △공직사회 개방성 확대 △획기적 승진제도 설계 △문제해결형 중심으로 공무원 교육 전면 개편 △해외 네트워크 관리 체계 구축 등을 골자로 한다.
강 실장은 "잦은 인사이동을 개선할 것"이라며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 전문성 트랙을 신설하고 계급 중심으로 고착된 공무원 사회를 일과 직무 중심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의 우수한 인재가 공직에 진출할 수 있게 개방형 임용제도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연공이 아닌 실적과 성과 중심으로 승진 체계를 바꿔 우수한 실무직 공무원이 관리직으로 신속 성장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공무원들의 해외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관리·강화하고 민간기업, 싱크탱크를 활용해 국력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관리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번 대책을 통해 공직사회와 국가 문제 해결 능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헌법존중 정부혁신 TF'가 내년 2월까지 가동해 12.3 비상계엄 관련 공직자들의 불법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한다고 전날(11일) 밝힌 데 이어 이날 공직사회 활력 제고 및 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한 것이 사실상 '공무원 달래기' 아니냐는 질문에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7월 공직사회 활력 제고 방안을 밝힐 당시 추후 구체적 방안을 보고드리겠다고 했었다"며 "(두 사안은)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