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공제 확대 '불발'…세수 감소 우려에 "장기과제로"

오문영 기자
2025.11.27 19:27

[the300] 배당소득 분리과세·법인세 등 논의 계속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박수영 기재위 조세소위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관계자에게 보고를 받고 있다. 2025.11.25.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여야가 올해 정기국회 세법 심사에서 상속세 공제 체계를 손보지 않기로 했다. 당초 집주인이 사망할 경우 배우자가 상속세 부담으로 집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을 완화하자는 취지에서 논의가 진행됐으나 여당이 감세 비판에 부담을 느끼면서 이번 회기에는 다루지 않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만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 두 의원은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서 정부안을 포함한 500여건의 세법 개정안을 1회독한 내용을 토대로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논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획재정부와 민주당 모두 이번 회기에는 상증세법 개정안을 논의하지 말고 장기 과제로 하자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와 여당) 양쪽이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야당이 통과시킬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상속세 인적 공제 기준은 1996년 상증세법 전면 개정 이후 30년 가까이 그대로인 상태다. 이 때문에 자산가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일괄·배우자 공제가 각각 5억원으로 묶여 있는 반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원을 넘어서면서 현행 공제 수준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중산층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여야는 정부안에 상속세 공제한도 개편이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의원 입법안을 중심으로 일괄·배우자 공제 확대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일괄공제를 5억원에서 8억원으로, 배우자 공제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이 대표적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국회의원 시절 발의한 법안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남은 가족이 세금을 내지 못해 집을 팔고 떠나야 하는 건 너무 잔인하다"며 직접 검토를 지시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부가 검토 결과 공제 한도 조정에 따른 세수 감소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도 관련 논의를 일단 미루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내 부자 감세 비판을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일괄공제 한도를 현재 5억원에서 8억원으로 상향하면 연평균 6169억원의 재정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우자 공제 확대에 따른 세수 감소는 산출이 불가능해 제외한 것으로 실제 감세 규모는 더 커진다.

조세소위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외의 감세 안건은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당장은 정부도 세수 기반 확충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감세 논의는 추후로 미루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제 한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여전히 당내에 있기 때문에 추후 종합부동산세 개편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28일 세법 협상을 마무리한 뒤 기재위 조세소위와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개편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다만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법인세·교육세 인상안 등 쟁점이 남아 있어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인 상황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된 정부 세제개편안의 경우 매년 11월30일까지 심사를 마쳐야 한다.

박 의원은 28일 기재위 전체회의 개최 여부와 관련해 "무조건 열어야 한다. 법정 처리 시한 때문에 그렇다"며 "최후까지 합의가 안 되면 정부안이 (수정 없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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