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연 2000만원 초과 배당소득에 대해 금융종합과세(최고세율 45%) 대신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세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최고세율(배당액 50억 초과)은 30%로 정리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1%포인트(P) 인하했던 법인세율을 되돌리고 금융·보험회사에 대한 교육세율을 인상하는 내용에 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해 법안 처리 기한인 30일까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여야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회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 이견 없이 정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증시 활성화를 위해 이재명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으로 여야는 기존에 3단계이던 과세 구간에 '50억원 초과' 최상위 구간을 추가하고 최고세율을 30%로 정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정부안(35%)보다 최고세율을 5%P 낮추면서도 과세 형평성을 감안해 초고배당을 분리해 별도 구간을 만든 것이다. 배당소득이 50억원을 초과하는 사람은 100명(0.001%)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법안이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되면 과표구간에 따라 △2000만원 이하 14% △2000만원 초과·3억원 미만 20% △3억원 미만 20% △3억원 초과·50억원 미만 25% △50억원 초과 30% 등 세율이 부과된다. 배당금이 6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50억원까지는 하위 구간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다수 대주주에 25% 세율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분리과세를 소득세법이 아닌 조세특례제한법에 담아 3년간 한시 적용하기로 했다. 새 제도인 만큼 정책 효과를 지켜본 뒤 연장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또 정책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안보다 1년 앞당겨 내년 배당부터 분리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적용 대상은 '직전 사업연도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액 10% 이상 증가'한 기업으로 한정했다.
기재위 여야 간사는 다만 다른 쟁점 사안이던 법인세·교육세 인상안에 대해선 합의하지 못해 양당 원내대표에 공을 넘겼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1시간가량 회동했으나 이견을 좁히진 못했다. 두 사람은 정부 세제개편안 처리 기한인 오는 30일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법인세·교육세 인상안은 이재명 정부에서 '세수 기반 확충'을 목표로 국회에 제출한 안으로 여당에서는 원안 통과를, 야당에서는 회사 규모에 따라 차등적으로 세율을 적용하거나 중소기업 등은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인세 인상안은 모든 과세표준 세율을 1%P 올리는 내용이다.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로 지방세를 포함하면 26.4%로 오른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과거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25%에서 22%로 인하했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 25%로 올렸다.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1%P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교육세의 경우 금융·보험회사의 수익금액 1조원 이하 분에는 현행 0.5%를 유지하되, 1조원 초과분에는 1%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구조를 신설하는 게 정부안의 골자다. 1981년 교육세율 도입 이후 첫 세율 조정안이다. 정부는 금융·보험업 성장에 따라 '응능부담' 원칙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법인세가 정부안대로 시행되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법인세가 총 18조4820억원(정부 추계 17조4424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세 인상안에 따른 세수 효과는 2026년부터 5년간 총 6조566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예산 부수 법안인 정부 세제 개편안은 국회법에 따라 11월30일까지 상임위원회 심사를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회의에는 정부안이 자동으로 올라가게 된다.
기재위는 여야 원내대표가 법인세·교육세율에 대해 합의하는 대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포함한 세법 개정안을 조세소위원회와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방침이다. 기재위 관계자는 "법인세·교육세율 외 개정안에 대해선 사실상 모두 합의를 이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