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불났을 때 별도 시스템을 만들어서 민원 처리를 했다고 하던데 담당자 어디 계시나요. 아주 훌륭하게 잘 처리하셨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오후 세종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각 부처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날카롭게 질문을 던지면서도 칭찬과 재치 있는 발언으로 분위기를 풀었다.
이 대통령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당시 대응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담당자를 찾자 오유경 식약처장은 "팀장님 어디 계신가"라고 물었다. 해당 담당자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이 대통령은 "일전에 국무회의 때 이야기 들었다"며 "응급처치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대응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칭찬에 좌중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도 주목받았다. 임 청장이 △감염병 재난 대비 △백신 치료제 자급화 및 진단 인프라 다각화 △희귀 질환자에 대한 진단·치료 접근성 강화 △데이터 및 과학에 기반한 질병 관리 서비스 혁신 추진 등을 발표하자 이 대통령은 "워낙 잘하고 계셔서"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장관 친정이라 그런가"라고 미소지었다. 정 장관은 2020년 9월~2022년 5월 질병청장을 지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국정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국민을 위한 정책 만드는 것도, 현장에서 이를 잘 집행하는 것도 공직자 한 사람의 헌신과 열정, 책임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들의 특별한 헌신과 성과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하겠다. 공무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해야되겠다"고 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좌중의 웃음이 터지는 장면도 수차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가) 넷플릭스보다 재밌다는 설이 있다"며 "국정에 국민 관심이 많아진 것은 좋은 일"고 해 장내에서 웃음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긴장되지 않느냐. 무슨 폭탄이 떨어질까 (걱정할 것)"이라며 분위기를 풀었다. 이어 ""숫자를 외우는 것을 체크(점검)하자는 게 아니다. 어떻게 다 아느냐"며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게 되면 (상사의) 판단이 잘못되게 된다. 모를 수 있는 것인데 왜곡보고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 국민연금기금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와 관련해 "권한을 심하게 행사하면 안 되지만 주권을 가진 주주로서 최소한은 해야 한다"며 "원시적, 후진적 경영을 하는 기업엔 (의결권 행사를)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가입자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투자기업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성과보수가 약하더라. 돈을 많이 벌어 보상을 많이 줬다고 욕하지 않을 것"이라며 "욕 먹으면 (김성주) 이사장이 잘 방어하시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이른바 '과잉 진료' 단속을 위해 건강보험공단 관련 직원들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부여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선 이 대통령은 "강훈식 비서실장이 챙겨서 해결해달라"고 밝혔다.
건보공단 관계자가 "40명 정도로 시작하면 될 듯하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기존 직원에) 특사경만 지정해주면 되지 않느냐"며 강 실장에게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확실하게 많이 잡으시라. (권한을 부여) 해줬는데 안 잡혔다고 하면 안된다"고 해 좌중의 웃음을 터트렸다.
관심이 집중된 탈모약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에 대해선 이 대통령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옛날에는 (탈모를) 미용으로 봤지만 요즘은 생존의 문제"라며 "무한대로 하는 게 재정 부담이 된다면 횟수나 총액 제한 등을 검토해달라. 건강보험 급여로 지정하면 약가가 내려가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