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고, 대주주 지분과 관계있나"....가상자산거래소 규제 논란

김도현, 방윤영, 성시호 기자
2026.02.11 16:44

[the300](종합)국회 정무위 '빗썸 오지급' 사태 현안질의
'대주주 지분 제한' 두고 野 "빗썸 사고와 무관" 당국질타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재원 빗썸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와 관련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2.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정부·여당이 빗썸 오지급 사고를 지렛대로 삼아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하는 입법에 힘을 실으면서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시스템 문제로 발생한 이번 사고와 대주주 지분율은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논리에서다. 금융당국은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지만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 규모가 상당한 만큼 엄격한 규제와 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빗썸 오지급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은행에서 횡령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서 대주주 지분을 매각하라고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빗썸의 시스템 결함을 대주주 지분율 제한과 연계하는 것은 굉장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도 "금융당국이 이번 (빗썸 오지급) 사고를 대주주 지분 제한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2018년 우리사주 1주당 배당금 1000원 대신 자사주 1000주가 오지급된)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당시에도 지분 규제 얘기가 나왔지만 관리 감독 강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거래소를 단순 사기업이 아닌 공적 인프라로 본다. 디지털자산 2단계 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되면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이 신고제에서 인가제로 바뀌게 되는데 사실상 영구적인 영업 지위를 갖게 되므로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의 '15%룰'을 참고해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주주 지분 제한은 여당 내에서도 뜨거운 논쟁거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주축인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금융위와 판단이 달랐다. 엄격한 지분율 규제 대신 금융기관처럼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자는 의견이었다. 시장점유율이 낮을수록 지분 제한 기준을 높이는 차등 규제론을 절충안으로 내놓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정부안에 손을 들어줬다. 대주주 개인의 리스크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대주주 지분을 분산해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책위는 빗썸 오지급 사태가 발생하자 디지털자산 2단계 법안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2월 중 발의해 조속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안질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은행 수준의 강력한 관리·감독에는 공감하지만 규제 수단으로 대주주 지분 제한을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당 정책위와 입장 차이가 있는 가상자산TF 소속 여당 정무위원들은 지분율과 관련한 질의를 삼가는 모습이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대신해 현안질의에 출석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빗썸 사태와 (가상자산거래소) 소유분산 추진의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면서도 "가상자산거래소는 하루 투자자 1100만명에 거래 규모가 4조~40조원에 이르는 인프라적 성격을 가진 만큼 금융회사에 준하는 규제와 통제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