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상황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예비후보자가 확정돼 비전 경쟁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은 현역 단체장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후보 공천 마감일까지 등록을 하지 않는 등 내홍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장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서 "시민이 주인인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전 구청장은 "AI 대전환으로 행정 패러다임을 혁신해 행정 속도를 올리고 복지는 신청 없이 이뤄지게 하겠다"며 "재난관리의 패러다임을 '선제적 예방 투자'로 전환해 시민을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했다.
특히 "세금이 아깝지 않도록 주거 공급은 빠르게, 집값은 실속있게 만들겠다"며 "서울 전역을 촘촘히 연결해 30분 통근도시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전 구청장은 "서울을 아시아의 경제문화 수도로 만들겠다"며 도시구조개혁 등도 약속했다. 서울시의 미래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정책 차별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박주민 의원도 이날 오후 '서울 설계도 비전 선포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며 정책공약 경쟁에 맞불을 놓는다. 박 의원은 앞서 용산정비창부지를 공공이 소유하되 건설만 민간에 맡기는 방식으로 구독형 주택 2만호를 공급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아울러 무상 교통 확대와 중장년 창업 및 재취업 지원 공약을 내놓으며 정책 수요층 스펙트럼을 넓혔다.
전현희 의원도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해체 후 복합 돔 아레나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청소년 무상통학이나 생리대 무상지급, 각 구별 무상급식소 확대 등 세부 공약도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선 대진표도 확정하지 못 했고 유력 후보인 현역 단체장이 등록을 미루는 상황이 벌어졌다. 오 시장은 출마를 위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전날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어낼 때 패배의 길을 승리의 길로 바꿀 수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며 "지금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노선 변화와 관련한 토론을 벌인다. 오 시장의 후보 등록을 설득하겠다는 것인데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지도부가 노선을 바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공천 기강은 반드시 세우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공천 질서는 어떤 정치적 이벤트보다 앞서야 한다. 공당의 공관위를 무력화하거나 공천 질서를 흔들려는 행위는 당과 당원은 물론 정치 질서 자체를 희화화하는 일"이라며 "세상이 특정 개인 중심의 '吾動說'(오동설)로 움직이지 않듯, 공천 또한 누구의 기대나 계산이 아니라 규정과 질서 위에서만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언급한 '오동설'은 공천이 오 시장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