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호국영웅 하창규 일병, 76년 만에 얼굴 한 번 못 본 아들 품으로

정한결 기자
2026.03.18 15:11
3월 18일(수) 오전, 경남 진주시 소재 고 하창규 일병의 아들 하종복 씨(1951년생·74세, 왼쪽) 자택에서 열린 호국영웅 귀환행사에서 김성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직무대리(육군 중령, 오른쪽)가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하종복 씨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방부.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다 24세의 나이로 산화한 호국영웅 고(故) 하창규 일병이 가족의 품으로 귀환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18일 "지난해 4월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남면 유치리 금물산 일대에서 육군 제11기동사단과 함께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8사단 10연대 소속의 고 하창규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고인의 아들인 하종복씨(74)의 경남 진주 소재 자택에서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가 열렸다. 하종복씨는 "살아생전에 아버지를 모실 수 있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라며 "아버지를 찾기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2022년에 작고하신 어머니께서 '언젠가 아버지를 찾게 되면 꼭 합장해달라'는 유언을 남기셨다"며 "어머니 묘 곁에 아버지 가묘를 만들어 뒀는데 이제야 두 분을 함께 모실 수 있게 되어 한을 풀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인은 1926년 12월, 경상남도 사천군에서 8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1949년에 혼인해 이듬해 첫딸을 얻었으며, 1950년 11월 27일 형과 동반 입대했다. 입대 당시 고인의 아내는 둘째인 아들 종복씨를 임신 중이었다. 함께 입대했던 형은 질병으로 인해 귀가했으나, 고인은 제8사단 소속으로 전선에 투입된 지 약 3개월 만인 1951년 2월 9일, 횡성 전투에서 끝내 전사했다.

횡성 전투는 중공군 제4차 공세 당시 국군이 강원 홍천 및 횡성 일대에서 중공군·북한군과 벌인 격전이다. 고인이 속했던 10연대는 지휘부 대부분이 전사하거나 실종될 만큼 처절한 사투를 치렀다.

국유단은 지난해 11사단과 함께 강원 홍천 지역에서 유해발굴을 전개하면서 고인의 유해를 포함해 총 11구의 유해를 수습했다. 국유단은 당시 8일 간의 정밀 발굴 끝에 고인의 왼쪽 위팔뼈를 수습할 수 있었다.

유가족 유전자 시료는 15년전 국유단 유가족 찾기 탐문팀이 고인의 아들과 접촉해 채취했다. 하종복씨(당시 60세)가 2001년 6월 아버지를 참배하기 위해 경남 진주시에서 서울현충원에 들렸는데, 채취 협조에 응하면서다. 지난해 고인의 유해가 발굴되고 유전자 분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15년 전 채취한 유가족 유전자 시료와 비교 분석을 실시한 결과 두 사람의 부자(父子) 관계를 공식 확정했다.

국유단은 15년 전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채취가 있었기에 이번 신원확인이 가능했다는 입장이다.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 기준 친·외가 8촌까지 신청 가능하다. 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국유단은 매년 현충일 행사가 개최되는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시료 채취 부스를 운영한다. 거동이 불편해 참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정부 24'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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