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띄운 '노인 무임승차' 논쟁..."고유가 과제" vs "노인 차별"

이승주 기자, 박상곤 기자, 정경훈 기자
2026.03.26 11:59

[the300]
'노인 무임승차 제한' 두고 여야 충돌...與 "초고령화, 고유가시대 해결 위한 논의과제"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지시한 대중교통 무임승차 한시 제한 관련 연구에 대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상 연령을 변경하자는 내용이 아니다"라며 "당이 합리적 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선 "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이동의 자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 정책위의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출퇴근 시간 어르신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일부 제한은 초고령화 사회, 초고유가 시대 해결을 위한 논의 과제"라고 밝혔다. 한 정책위의장은 "노인 무료 이용을 출퇴근 피크 시간 한두시간만 제한하는 게 어떨지 연구해보자고 한 이 대통령의 말은 초고유가 시대에 국민들이 대중교통을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라며 "갈라치기 언어를 사용하거나 정쟁화하는 걸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노인 차별'이라는 야권의 비판을 일축한 것이다.

한 정책위의장은 그러면서 "우선 차량 5부제 실시로 인한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집중도를 감안해 출퇴근 시간부터 어르신 무임승차를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등 대중교통을 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책과 관련해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 집중도가 높으면 괴롭지 않겠느냐"며 "(노인들의) 무료 이용을 출퇴근 피크 시간에 한두 시간만 제한하는 (것은 어떠냐)"라고 말했다. 특히 "출퇴근하는 노인들도 계셔서 구분하기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놀러 가거나 마실 갈 사람들은 제한하는 것도 한번 연구해 보라"고 지시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가가 노인을 혼잡의 원인으로 규정하고 이동권을 제한하겠다는 발상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이동의 자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문제"라며 "대통령은 즉각 사과하고 차별적 정책 검토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제도 폐지를 주장해 온 개혁신당도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제도에) 국비 지원을 하려면 지하철이 있고 상대적으로 교통 편의가 있는 곳과 지하철이 없는 곳 간 격차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복지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첫 번째 철학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1984년 도입된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만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40년 넘게 유지돼 왔다. 하지만 도입 당시 4%에 불과했던 노인 인구가 최근 20%를 넘어서는 등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지난해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무임승차 손실은 775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콕 짚은 출퇴근 시간대 서울 지하철 이용객 연령대를 살펴보면 100명 가운데 8명이 65세 이상 시민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하철 1~8호선 승하차 인원 중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오후 6~8시) 65세 이상 무임승차 이용객은 총 8519만2978명으로 같은 해 출퇴근 시간대 전체 승하차 인원의 8.3%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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