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6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선거용 매표 행위라며 비판 수위를 높인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중동 사태에 따른 경기 여파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추경 편성이라고 맞섰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재경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추경은) 지방선거를 앞둔 매표 행위"라고 말했다. 국회에 제출된 정부 추경안을 보면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소득 기준 하위 70%에 해당하는 3256만명에게 1인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을 지원한다.
윤 의원은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000만원인 경우까지 지원하자는 것인데 긴급구호 대상이 맞는가"라면서 "전쟁을 구실로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작년에는 돈이 부족하다며 국채를 발행해 추경을 편성했는데 이번엔 세수가 남으면 채무 상환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제가 보기에는 정부가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권영세 의원도 "영화·공연 등 문화비 할인 지원 같은 부분이 과연 전쟁 추경에 맞는가"라며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까지 추가한 것은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겨냥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은 지방선거에 유리한 상황아닌가"라며 "얼마나 더 이기려고 그러는가"라고 반문했다.
박대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을 언급했는데, 이는 경제부총리와 사전 논의한 이후에나 나와야 할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대통령과 상의하진 않았다"며 "대통령의 발언이 긴급한 수준으로 경제에 잘 대응하라는 취지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에선 예산을 추가로 늘려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진성준 의원은 "나프타는 산업의 쌀인데 우리는 이를 전부 수입해서 쓴다"면서 "폐비닐이나 폐플라스틱을 가열하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가 나오는데 이것을 나프타의 원료로 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환경부가 관련 예산을 빠뜨린 것 같은데 신규로 반영해 재활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진 의원은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비율을 상향하는 기간도 4월까지가 아니라 중동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현재 50%인 화물·버스 대상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비율을 4월까지 70%로 한시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안도걸 의원은 "추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중요한 것은 집행 속도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왕 하기로 했으면 하루라도 빨리 예산이 현장에 투입돼야만 재정 승수 효과가 나타나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영진 의원 역시 "우리 경제가 더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인 추경"이라고 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예기치 못했던 중동 사태라는 큰 변수와 그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생겼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해 경기 침체를 방어하자는 취지에서 편성한 추경"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