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선 후보자들에게 이재명 대통령 취임 전 촬영한 사진 등을 홍보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했으나 일부 후보자들의 반발에 조건을 완화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중앙당은 전날 후보자들에게 조승래 사무총장 명의의 수정된 '이재명 대통령 취임 전 사진 및 영상의 홍보 활용 금지 안내의 건' 공문을 보냈다.
중앙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전 영상과 사진을 홍보에 활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취지는 과거 대통령 취임 이전 상임선대위원장 및 국회의원 등의 신분으로 특정 후보자를 응원하거나 친소관계를 보이는 영상, 사진 등 매체 사용을 금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에 설치된 외벽 현수막과 각 후보자들이 사용 중인 명함 등의 홍보물은 사용 가능하다"고 전보다 조건을 완화했다.
중앙당은 그러면서도 "대통령의 녹음된 음성이 포함된 동영상 등 매체를 홍보에 활용해 대통령이 특정 후보자를 지원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행위, 과거 촬영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현재 시점인 것처럼 이용하는 등의 행위는 엄중히 금지된다"고 안내했다.
중앙당은 앞서 공문을 통해 "설령 취임 전 시점 영상이라 해도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을 촉발할 소지가 매우 큰 사안"이라며 "대통령 취임 전 촬영된 영상과 사진을 홍보에 활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해당 지침을 무시하는 경우, 강력한 조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안내한다"라고도 경고했다.
이에 한준호 경기지사 예비후보는 "중앙당의 취지를 이해한다"면서도 "지금 현장은 매우 급박하다. 이미 홍보물 제작을 마치고 발송을 앞둔 후보자들이 많고 갑작스러운 기준 변경으로 현장은 적지 않게 흔들리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원칙은 지키되 현장의 시간과 준비도 함께 고려해 모든 후보자가 수용할 수 있는 일관되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민주당 최고위원인 강득구 의원은 "지침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최고위원회에서 문제를 공식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민주당 중앙당이 최근 각 지역 경선 후보들에게 황당한 공문을 내려보냈다"며 "논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완전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썼다.
그는 "취임 이전에 찍은 사진이 어떻게 현직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 되느냐"며 "당대표 시절 활동 사진은 후보들이 당과 함께 걸어온 역사이자 당 정체성의 증거다. 정청래 당대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진을 선거홍보에 활용한 바 있고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단 한 번도 문제 된 적 없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또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지금 이를 선거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전략"이라며 "왜 스스로 최고의 무기에 족쇄를 채우느냐"고도 되물었다.
강 의원은 끝으로 절차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 지점은 최고위원회에서 단 한 번도 논의된 바 없다"며 "후보들에게 갑작스럽게 철회 공문을 내려보낸 것은 현장 혼란을 자초한 것이며 반발이 큰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공문에는 지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표현까지 담겼다"며 "경선 후보에게 불이익을 암시하는 것은 민주적 경선의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다. 최고위원회에서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