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출국해 총 5박6일간 인도·베트남 순방일정을 시작했다. 주요 그룹 총수를 비롯해 200명 안팎의 경제사절단과 동행한 이번 순방에서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협력 강화를 꾀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인도로 향했다. 부인 김혜경 여사도 동행했다. 이날 오후 인도 뉴델리에 도착해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을 접견한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우리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은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20일 간디 추모공원에 헌화한 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경제인 대화와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다. 21일 인도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가 22일 우리 동포들과 만남을 시작으로 국빈방문 일정에 나선다.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과 베트남 서열 2~3위인 레민흥 총리, 쩐타인먼 국회의장 예방이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본격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인도와 베트남은 경협을 이야기할 때 지정학적 위치나 경제·교역규모 면에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G2(미국·중국) 갈등 속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각국의 '차이나+1전략' 핵심국가들이다. 이 대통령이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등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동행한 이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4대그룹 총수는 물론 정기선 HD현대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함께했다. 각 그룹 총수 및 경영진은 각국 정상 및 기업인과 만나 실질적 경제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도에서 특히 기대되는 경제협력분야는 조선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모디 총리를 만났다. 모디 총리는 한국에 조선산업분야 협업을 구체적으로 요청하면서 한·인도를 포함한 소다자 협력추진을 제안했다. 반도체·전기차분야도 인도 내 유망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AI(인공지능)분야에서 인도는 미국, 중국과 더불어 세계 3대 AI 인력허브로 부상 중이다. 한국과 미래산업분야에서 협력할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은 한국 교역 3대국으로 현지진출 기업 수가 1만여개사에 달한다. 경제협력이 특히 기대되는 분야는 인프라, 원전 등이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신규 원전사업과 북남 고속철도 건설 등 굵직한 대형 국책사업이 진행 중이다. 중동전쟁으로 전세계 공급망 위기가 커진 가운데 이 대통령은 핵심광물 개발, 에너지공급망 협력방안 등도 비중 있게 다룰 전망이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순방길에 앞서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 "독재의 사슬을 끊어내고 대한민국 헌법의 뿌리로 태어난 4·19정신이 있었기에 2024년 12월 겨울밤, 대한 국민은 내란의 밤을 물리칠 수 있었다"며 불의에 항거한 4·19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야말로 국민 5200만명의 잠재력과 역량을 발견하고 저마다의 꿈으로 행복을 키우며 각자의 삶을 존엄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유용하고 합리적인 체제임을 끊임없이 입증해야 한다"며 "그래야 반민주 세력이 다시는 우리의 자유를 빼앗고 국민의 소중한 일상을 유린하지 못하도록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