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전쟁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독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독일에 있는 미군 병력 감축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이른 시일 내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공영매체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3만8000명 규모의 미군 병력이 독일에 주둔 중이다. 유럽에 위치한 미 육군 주둔지 7곳 중 5곳이 독일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독미군 감축 언급과 관련해선 독일을 압박하기 위한 즉흥적인 발언이란 해석이 먼저 나온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서 독일 등 유럽 지역 국가들이 비협조한 데 대한 보복으로 실제 감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관련 문제 해결에 중국, 한국, 일본 등 원유 수입 당사국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상국들은 군함 파견 등을 하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비협조적인 태도를 명분으로 대상국들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실제보다 부풀린 4만5000명 규모로 언급하고 한국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다만 군 당국은 미국 측과 관련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이뤄진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간에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 주한미군의 주요 임무는 우리 군과 함께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갖춰 북한의 침략과 도발을 억제하고 대응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과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한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소식통도 "주한미군은 미국 2026 국가방위전략(NDS)에 따라 2만8500명의 주둔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안보 전략상 주독미군과 달리 주한미군을 감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를 통해 북한 등 한반도 유사 대응 기능을 한국군으로 넘기고, 주한미군은 일본·필리핀 주둔 미군과 연계해 중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대응 역할을 확대·강화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8일 공개된 일본 영자 매체 재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유사시 한국·일본·필리핀이 합동 군사작전을 펼치는 '킬 웹(kill web)' 구상을 밝혔다. 그는 "상호 보완적인 역량들을 결합된(combined), 합동의(joint), 전 영역(all-domain) 효과를 달성하는 킬웹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일본·필리핀 등 미국 동맹국들이 누구도 고립돼 존재할 수 없다며 "이들을 연결하면 적대 세력이 대비할 수 있는 단일 축이 없어지면서 군사적 강점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최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한국을 이스라엘, 폴란드, 핀란드, 발트 3국 등과 함께 모범 동맹국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이 국가들처럼 역할을 다하는 동맹국은 미국의 특별한 호의를 받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동맹국은 그에 맞는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한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새로운 글로벌 국방비 지출 기준에 동참하고 북한에 대한 방위를 주도하기로 약속하면서 모범적인 동맹임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