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사실상 시작된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주요 현안에 엇갈린 입장을 내놓는다. 서로를 겨눈 공방이 이어지며 두달여 남은 당대표 선거 전당대회 전까지 신경전은 계속 고조될 전망이다.
김 총리는 지난 15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6·3 지방선거에서) 승리라고 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 그런 부분에 대한 성찰 속에서 (정 대표에 대한 당원의)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승리로 규정한 이번 선거를 승리가 아니라고 반박한 셈이다.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개 지역에서 이겼다. 기초단체장도 119개를 가져와 국민의힘(95개)을 압도했다. 그럼에도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했고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졌다. 친청(친정청래)계는 수치를 근거로 '선거승리'로 규정했는데 친명(친이재명)계는 승리라고 할 수준은 아니라고 맞선다.
선거결과 규정은 차기 전대에 중요한 변수다. 출마가 유력시되는 정 대표에게 책임론 족쇄가 될 수도, 연임 원동력이 될 수도 있어서다. 이에 김 총리와 친명계는 책임론을 설파한다. 반면 정 대표와 친청계는 엇갈린 주장을 편다. '프레임 대결'이다.
친명계는 호남이 차기 당대표 선거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정 대표를 향한 불만을 표출한 호남 민심을 적극 끌어안겠다는 전략이다. 김 총리가 전북 익산에 집을 마련하고 최근 호남에서 당원들과 접점을 넓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친청계는 '친명 대 친청'이 아닌 '친석(친김민석) 대 친청' 프레임을 부각하는 데 집중한다. 김 총리가 친명계를 대표하는 인사가 아니며 김 총리를 지지하는 이들도 친명이 아닌 김 총리를 지지하는 인사라는 뜻이다. 동시에 정 대표 역시 친명계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이 대통령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정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은 16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친명 대 친청) 구도를 가지고 (당권 경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야말로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이라며 "굳이 구분하려면 '당권파와 비당권파' 또는 '친청과 반청' 정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임 싸움은 점입가경이다. 친명계는 한 의원이 주장한 내용이 최초 김어준씨가 자신의 유튜브채널에서 한 발언임을 들어 정 대표가 친명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반박한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전날 방송에서 최근 정 대표가 "정권은 짧다"고 한 것을 두고 "역린을 건드렸다. 전당대회는 친명 대 친청의 대결구도로 전환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친청계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민주당의 이재명'이란 표현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의 주인이 이 대통령이 아니며 이 대통령 주도로 유입된 중도보수 세력보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인 진보진영의 입김이 더 크게 반영돼야 한단 의미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이날 중앙위원회의에서 "국민주권정부 탄생 때까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많은 사람의 피와 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은 물론 당원과 모든 국민이 똘똘 뭉쳐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응원하고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