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韓선박 절반이 탈출…"더 많은 선박 철수 기대"

정한결 기자
2026.06.25 17:02

[the300]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17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 해안가에서 한 남성이 낚시하는 동안 인근 바다에 화물선과 상선들이 정박해 있다. 2026.06.18. /사진=민경찬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 상당수가 조만간 해협에서 빠져나올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내에 있던 절반의 (한국) 선박이 통과했다"며 "(미·이란) 상황 악화 등 외부적 요인이 없다면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 통과 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최근 미국·이란·오만 등 유관국·기관과의 협력하에 해협 내 선원 철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더 많은 선박이 철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중동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묶였던 우리 선박은 총 26척이었다. 지난달 20일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를 시작으로, 이달 10일에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1척이 해협을 빠져나왔다.

이달 22일에는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처음으로 2척이 통과했으며, 전날에는 4척이, 이날엔 5척이 추가로 해협을 통과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에 남은 우리 선박은 모두 13척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한국인 선원은 우리 선박에 54명, 외국 선박 33명 등 모두 87명이 남게 됐다.

해협 내 전체 1500여척의 선박 중 약 500척이 통과를 희망하고 있지만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후 하루에 30여척만 해협을 빠져나가는 등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 3일간 해협을 빠져나간 선박은 100여척으로 알려졌다. 그중 한국 선박은 11척으로 약 10%에 달한다. 일본선주협회 등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전체 45척 중 37척이 아직 해협에 발이 묶여 있다.

정부는 이란과의 양자외교를 이어온 점이 선박 통과 속도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중동 전쟁 발발 후 이란과 네 차례의 외교장관 통화와, 외교장관 특사 파견 등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한이란대사관 등도 거쳤다"라며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미국·이란 등 유관국과 외교채널로 소통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란 측에 통행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이란 측은 해협 통과 서비스 비용 등을 요구하면서 탈출 시일이 늦춰졌지만, 이제는 탄력을 받아 빠른 속도로 통과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해 정부가 이란 측에 엄중한 입장을 표명한 것도 선박의 빠른 통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해양수산부, 재외공관과 함께 선박 운항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대응할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지속 점검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선박들도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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