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편에 선 美행정부·의회…'핵잠·원자력' 협상 또 발목 잡히나

조성준 기자
2026.07.06 13:39

[the300]
백악관·미 하원, 韓정부 쿠팡 불공정대응 비판
안보 영향 없도록 관리 강조, 실제 영향 불가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375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쿠팡에 과징금 총 6247억원을 부과하기로 11일 의결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에 있는 쿠팡 본사 모습. 2026.06.11.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한국 정부가 쿠팡 문제에 불공정하게 대응했다는 백악관과 미국 하원의 비판적 입장이 나오면서 원자력 협력 등 한미간 외교·안보 현안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 언론의 쿠팡 관련 질의에 "어떤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해 봐도 쿠팡은 이재명 정부의 표적이 됐다"며 "미 정부는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표적화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연방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1일(현지시간) '경쟁 차단 :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란 35페이지 분량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한국 정부와 국회가 반박하자 백악관이 재반박한 셈이다.

외교부는 "쿠팡에 대한 모든 조사와 조치는 국내법에 따라 적법하고 비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국적에 관계없이 공정한 기업 활동 환경을 보장한다"고 했다. 국가정보원도 쿠팡 개인 정보를 유출한 전 직원과 접촉했다는 미 하원 법사위 측 주장은 쿠팡의 일방적인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3일 브리핑에서 "국적에 따른 기업 차별대우는 없다"며 "보고서를 보면 우리 입장은 내용이 많이 반영 안 돼 있고 쿠팡의 일방적 주장만 많이 나와 있어 유감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고서 자체에 틀린 사실도, 정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는데 (미국과) 계속 소통하고 이해시키겠다"며 "한미 간 여러 다른 이슈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이슈가) 격리 또는 분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쿠팡' 문제…외교·안보 현안에 영향
(서울=뉴스1) =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안보 분야 후속조치 협의를 위한 발족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선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비롯해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등이 두루 논의될 계획이다.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부는 특히 쿠팡 문제가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설명자료) 후속 조치 등에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 행정부와 의회가 모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한미 간 협의 지연 우려가 제기된다.

한미 안보 합의 후속협상은 지난달 2일 약 7개월 만에 개문발차했으나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외교·안보 현안이 아닌 경제 문제, 비관세 장벽 등에서 미국이 한국의 태도를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위 실장은 쿠팡 문제가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달 미국 워싱턴 D.C.에서 2차 협의를 목표로 미국과 관련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 행정부의 핵심 의제인 중동전쟁 종전 관련 이란 핵 문제를 두고 국무부·전쟁부(국방부)·에너지부 당국자들이 모두 투입된 상황이다.

"미 의회 대상 외교대응력 키워야"

전문가들은 쿠팡 문제의 대응 수위를 낮추면서 미 의회에 대한 외교 대응력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국회가 전방위적으로 대응하자 미 행정부와 의회가 미국 기업을 압박한다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375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쿠팡에 과징금 총 6247억원을 부과하는 징계를 내렸다.

쿠팡 언급을 최소화하고 우리의 입장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로우키(Low-Key)'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미의원연맹이 발족해 있지만 미국 의회를 겨냥한 아웃리치(대외 활동) 네트워크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한인유권자연맹·케이팩(KAPAC·미주민주참여포럼) 등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 등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