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처럼 반도체 호황 등의 영향으로 세수가 대규모 초과 발생할 경우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됐다. 세수가 예상보다 5% 이상 증가 또는 감소할 경우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이런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회계연도 중 조세수입이 세입예산보다 5% 이상 증가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정부가 추경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법상 추경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가 발생하거나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우려 등이 있을 때 편성 가능하다. 현재는 회계연도 중 대규모 세수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정부가 세입예산을 수정하거나 국회의 심의를 거쳐 재정을 재조정하도록 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올해의 경우 반도체 슈퍼사이클 등으로 세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반도체 호황과 자본시장 활성화로 지난 4월 추경에 반영된 25조2000억 원을 포함해 최소 45조~55조원 규모의 초과 세수가 예상된다. 내년에도 당초 국가재정운용계획보다 최대 100조원 수준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은 세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재정 안정 장치로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내용도 담았다. 초과세수가 발생한 해에는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립하고 세수결손이 발생할 때는 이를 활용해 재정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재정댐' 역할을 하는 게 골자다.
미래대응기금은 △미래성장동력 및 인프라 구축 △자산·소득격차 완화와 지역균형발전 △세입 부족 보전 및 국채 상환 △청년세대 투자 및 미래 산업 분야 인재 양성 등 국가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재정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분야에 한정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추경 요건을 완화해 편성 횟수가 늘어날 경우 당초 본예산 편성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의원은 "초과세수와 세수결손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재정운영 방식으로는 급격한 세수 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대규모 세수 변동 시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고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세수 호황기에는 재원을 비축하고 세수 부진기에는 활용하는 한국형 재정안정장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