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까지 나선 기탁금 문제, 與 청년 후보들 "금권 선거 다름없어"

김지은 기자, 이원광 기자, 유재희 기자, 김효정 기자
2026.07.20 16:25

[the300] 민주당 중앙당 선관위, 21일 전체회의 열고 '기탁금' 재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까지 과도한 기탁금 지적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과도한 기탁금이 청년 정치 참여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자의 기탁금이 과도하다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선거 공영제의 취지와 청년 정치 참여에 대한 원칙적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만 SNS(소셜미디어)에 기탁금 관련 글을 3건 올렸다.

이 대통령은 "이번 당 지도부 선거에서 기탁금이 대폭 상향되고 특히 청년후보의 기탁금은 몇배로 늘어나 청년후보들이 힘들어 한다니 아쉽다"며 "당의 재정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청년들의 어려움과 정책적 배려의 필요성도 있으니 가능하다면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한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에서도 당무개입 비판이 나오자 "공당이 당직선거와 공직선거조차 구분하지 못하면 안 된다"며 "그것은 국정과 개인사업을 구별 못 하는 것만큼 심각한 문제다. 그런 역량으로는 국정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전당대회 후보 등록 공고를 통해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출마자에게 예비경선 기탁금 2000만원을 공지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의 당대표 후보 1500만원, 최고위원 500만원에 비해 대폭 상향됐다. 예비경선을 통과할 경우 후보들은 기탁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예비·본경선을 포함한 총 기탁금은 당대표 후보 1억원, 최고위원 후보 5000만원이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1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탁금과 관련해 재검토하기로 했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탁금 문제는 지난번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특히 청년 최고위원에 대한 것은 더 큰 문제가 있었으니 (선관위에서) 검토해달라는 공식적 요청을 했고 (선관위는) 내일 회의를 열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8·17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고액 기탁금 문제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김형남 최고위원 예비후보는 "돈 없는 사람은 선거에 도전할 수 없게 되는 것이고 금권선거를 치르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당이 민주주의 발전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탁금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당의 선거를 치르는 데 있어 후보자의 책임성 정도를 확보하는 차원으로 걷는 것"이라며 "(지금은) 마치 선거 비용을 'N분의 1'(분담) 하기 위해서 걷는 것처럼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번 논란의 도화선이 된 정민철 예비후보는 청년 정치인의 정치 참여를 사실상 막고 있는 제도 자체를 지적했다. 앞서 정 후보는 기탁금 마련을 위해 개인 계좌를 공개하고 후원금을 모금했다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원외 정치인은 후보자 등록 전 친족 외의 후원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을 수 없다. 정 후보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모금액 반환 의사를 밝히며 어려움을 토로했고 이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탁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가 1000만원을 못 내서 울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거를 치르기 위해 마련해 놓은 예산이 있었는데 기탁금이 (갑자기) 상승하게 되면 전반적으로 예산안이 늘어나게 되고 함께하고 있는 팀원들과 선거에 책임감을 가진 후보 입장에서는(어려움이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당대표에 출마하는 정청래 전 대표는 기탁금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이렇게 많이 올랐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후보들이 너무 많아져서 비용이 실제로 많이 든다고 해서 이에 맞게 올린 것 같다"면서 "이 대통령도 선거공영제에 준하는 것을 하자고 했으니 당에서 부담했으면 좋겠고 후보 기탁금은 제가 봐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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