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에 조합원 1인당 수억원대 부담금이 예상되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손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회에는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부터 일부지역 면제, 부담금 감경 요건 보완까지 서로 다른 방향의 법안들이 발의돼 있지만 모두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진전된 논의는 없다. (관련기사: [단독] '2.2조' 재초환 청구서 날아온다…용산 한강맨션 1인당 6.8억)
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관련 법안은 김은혜·곽규택 국민의힘 의원과 조정식 국회의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3건이다.
가장 먼저 발의된 법안은 김은혜 의원이 2024년 6월 내놓은 이른바 '재초환 폐지법'이다. 재건축부담금이 조합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사업성을 떨어뜨려 효율적인 주택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으므로 현행법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법안은 같은 해 8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11월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쳤으나 이후 추가 심사 없이 계류돼 있다.
여당에서도 지난해 서울 등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초환을 장기간 유예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재건축 사업은 추진부터 준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 유예로는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해 고강도 규제를 담은 10·15 대책 발표 직후 여론이 악화하자 민주당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차원에서 재초환 완화·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강남 등 특정 지역에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당내 비판에 부딪히며 진전되지 못했고 이후 관련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의장이 지난 1월 발의한 개정안은 재초환 제도 자체보다 장기보유 1주택자의 부담금 감경 요건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정 기간 이전에 처분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재건축 대상 주택 이외의 '다른 주택'으로 보지 않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지난 4월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소위로 회부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심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7월에는 재초환 적용 대상에 지역별 예외를 두는 법안도 등장했다. 곽규택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인구감소지역에서 시행하는 재건축과 소규모 재건축 사업을 재건축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재건축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과 인구 유입이 시급한 지방에 서울·수도권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취지다.
곽 의원 안은 서울 주요 단지에 예상되는 수억원대 부담금을 직접 줄여주는 법안은 아니다. 그러나 전면 폐지 대신 지역 여건에 따라 재초환 적용 범위를 달리하는 첫 입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여당 원로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재초환 폐지에 신중한 민주당 내부에서도 적어도 인구감소지역에 대해서는 예외를 검토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법안은 지난 7월31일 국토위에 회부됐지만 아직 전체회의에는 상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