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을 관할하는 육군 25사단 소속 간부 3명이 DMZ(비무장지대) MDL(군사분계선) 이남에서 수색 작전을 벌이다 폭발 사고를 당했다. 이 중 2명은 중태이며, 1명은 발목이 절단당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육군 25사단이 관할하는 서부전선 DMZ 일대에서 발생했다. 25사단은 경기도 동두천시와 양주시, 파주시, 연천군 등을 담당한다.
합참은 "작전 수행 중이던 세 명의 군 간부가 미상의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라며 "이 중 두 명은 응급헬기로 긴급 후송돼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했다.
이어 "부상 간부 1명을 포함해 작전을 수행했던 장병들도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 중"이라며 "정밀 검진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며, 폭발 원인에 대해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황상 이번 사고는 매설된 지뢰 폭발에 따른 사고일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지뢰폭발로 추정된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인지, 우리 군이 매설한 지뢰가 유실 후 폭발한 것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북한은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노선으로 규정한 이후 2024년부터 MDL 이북 DMZ 구역에서 지뢰 매설, 철책 및 방벽 구축 등 '국경선화' 작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DMZ에서 수색로를 개척하는 작전을 수행 중이었는데, 북한의 국경선화 작업에 의해 지형 변화가 있는 곳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이들의 수색작전 지역은 MDL과 남방한계선 사이이며, (북한에 의해) 지형 변화가 있는 곳은 아니다"라며 "(북한이 지뢰를 매설했다고 추정되는 지역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DMZ 수색로 개척 작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DMZ 내에서 수풀이 우거지면서 기존에 개척한 수색로가 없어지거나 새로 생기기는 지형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를 개척하는 작전 또한 군에서는 DMZ 수색작전으로 통칭하고 있다.
군은 사고 발생 이후 부상 당한 간부를 후송하기 위해 DMZ 내에 헬기를 투입했다. 사고 발생 이후 유엔군사령부에 관련 사실을 통보 후 헬기 투입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합참 관계자는 "최초 간부 2명은 응급헬기를 투입해 각각 병원으로 후송했다"며 "나머지 1명의 부상자는 육로로 이동할 수 있었으며, 간부를 포함해 작전에 참여한 병사들도 육로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유엔사와 함께 미상 폭발 사고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북한군의 지뢰 매설 △북한군 지뢰 유실 △우리 군의 지뢰 등이 거론된다.
한편 북한군에 의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주목된다. 북한은 국경선화 작업을 이유로 MDL 이남 지역을 침범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도 한 달 새 20회 넘게 MDL을 월선하거나 MDL 남측 지역에 지뢰를 매설하는 등 위협적 행동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오늘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역이 북한군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에 MDL 남쪽에 조성한 지뢰지대 인근"이라며 "정부와 군 당국의 신속하고 투명한 진실 공개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최근 북한군은 MDL 인근에 대규모 지뢰 매설 작업을 지속해왔다"며 "지난 9월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25사단 경계구역에서만 북한군이 조성한 지뢰지대 등 6곳이 MDL을 약 10~15m 침범했다는 사실을 이미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번 폭발이 북한이 매설한 지뢰일 경우 11년 전 발생한 DMZ 목함지뢰 도발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5년 8월 서부전선 DMZ에서 수색 작전을 진행 중이던 육군 하사 2명이 북한군이 몰래 매설한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는 등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