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직접 조사하던 퇴직자들이 잇따라 대형 로펌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직 당시 취득한 비공개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 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재취업한 공정위 퇴직자 23명 중 10명(43.5%)이 로펌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앤장법률사무소 4명 △법무법인 태평양 2명 △법무법인 세종·지평·화우·바른이 각각 1명씩이었다.
특히 10명 중 6명은 기업 불공정 행위를 직접 조사하는 '사건부서' 출신이었다. 로펌으로 간 공정위 퇴직자 전원은 공정위의 허리인 4급 이하 실무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공정위 퇴직자 7명 중 5명(71.4%)이 로펌에 재취업했다.
해당 부서 출신 공정위 퇴직자가 로펌에서 기업의 공정위 조사·제재 대응 업무를 맡을 경우 공정위 재직 경험이 기업의 대응에 활용될 수 있어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3년간 공정위가 행정소송으로 패소(일부패소 포함)한 과징금도 599억원에 달했다. 599억원 중 594억은 태평양·김앤장법률사무소·세종·지평 등 주요 대형로펌이 대리한 사건이었다.
전현희 의원은 "공정위는 경제검찰이라 불릴 만큼 기업에 대한 막강한 조사·제재 권한을 가진 기관으로, 누구보다 공정해야 한다"며 "퇴직자의 재직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부당하게 활용되지 않도록 전관예우와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