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비핵화 목표로 아무것도 못얻어… 북핵 단계적 해결 추진"

이원광 기자, 김성은 기자
2026.09.23 04:10

美 현지 매체와 인터뷰
중단→ 감축→ 폐기 점진적 접근… 남북미 대화 강조
"실효성 없는 제재-추가 핵개발 중단 교환, 가치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제재와 북한의 추가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개발 중단을 교환하는 거래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1일(현지시간) 코리아타운을 찾아 어린이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뉴욕(미국)=뉴시스

◇"북, 충분한 핵 축적했다 믿는 순간 수출 유혹…그때가 정말 위험"=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삼는다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추정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연간 10개에서 20개의 핵무기를 추가로 제조할 수 있거나 이미 제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의 생존을 보장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축적했다고 믿는 순간 돈을 벌기 위해 이를 수출하려는 유혹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때가 정말로 위험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AP통신과 인터뷰에서도 "북한 핵문제에 대한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움직이는 차량의 방향을 바꾸려면 먼저 차량을 멈춰 세워야 한다"며 "중단, 감축, 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이 북한 핵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발전한 수준을 고려하면 완전한 비핵화를 한 번에 달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북한의 핵능력이 계속 발전해 위협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E(Exchange·교류) N(Normalization·관계 정상화) D(Denuclearization·비핵화)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종식 및 세계 평화·번영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북미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단"=이 대통령은 단계적 접근법이 완전한 비핵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북한 모두에 이익이 되는 체계마련을 위한 포괄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평화로 나아가는 것이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를 위한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길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군사훈련 축소조치에 대해선 "미국이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미 양국 모두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필요한 것은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단"이라며 "두 정상은 신뢰를 쌓고 직접 만나 공통의 기반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사전협의 없이 군사훈련 축소 등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발표한 데 대해선 "다소 예상 밖이었다"고 밝히면서도 궁극적 목표인 한반도 대립완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그녀의 위상이 높아지는 점"을 주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 단계에서 단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뉴욕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위한 구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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