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부실한 수사 실적과 수사 지연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공수처가 출범한 지 5년이 넘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수사 역량과 의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수처 국정감사에서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 직원 뇌물 사건의 수사 과정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 의원은 공수처가 2023년 11월 법원에서 증거 부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당하고 불과 16일 만에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법원에서 증거 부족으로 영장을 기각했는데 추가 수사를 요구하자 공수처가 접수를 거부했다"며 "범죄를 밝혀낼 의사가 있는 것이냐, 기관 간 자존심을 지키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해당 사건은 당초 15억8000만원 규모의 뇌물 혐의로 수사가 시작됐지만 검찰은 이 가운데 2억9000만원만 기소하고 나머지 12억9000만원은 불기소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사건을 거론하며 공수처의 수사 역량을 질타했다. 박 의원은 "2021년 10월 사건을 접수하고 2023년 11월에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뇌물 사건을 2년 동안 수사하고도 영장이 기각됐으면 보강수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해 자체 보완수사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한참 뒤였다"며 "이것은 수사능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수사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수처는 당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아들일 법적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수사가 미진했던 부분은 인정한다"면서도 "사건을 방치하거나 기관 간에 떠넘기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공수처의 전반적인 수사 실적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출범 5년이 지나도록 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사건은 고작 8건"이라며 "거악을 잠들지 못하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편히 잠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역시 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 실적이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수사를 제외하면 8건 중 2건 발부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1년 예산이 207억원인데 실적이 너무 없다"며 "권력자를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누가 공수처에 제보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오 처장의 사퇴도 거론했다. 박 의원은 "3년간 공수처를 지켜봤지만 오늘 답변에서 목소리가 높아진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며 "능력이 안 되면 책임지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에 오 처장은 "국민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내란 수사에서는 최선을 다했고 조직도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시적인 수사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