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의 언어와 대통령의 언어는 다르다. '부족'은 전적으로 대통령이 선택한 단어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 달 전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한 모두발언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가 내놓은 해석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민 앞에 몸을 낮추며 여러 차례 "제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참모들이 연설문에 담기 어려운 반성의 언어를 대통령이 직접 선택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회견 시작을 30분 미루면서까지 연설문을 거듭 고쳤다고 한다. 가파른 하락세였던 국정 지지율은 회견 후 일단 멈춰 섰다.
이 대통령이 공들인 또 다른 대목은 여권 결속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거치며 당내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이 대통령은 "국정 최고 책임자인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하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노무현 평전'을 선물하는 등 통합 행보를 이어갔다. 귀국 후에는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장시간 만찬도 했다.
그러나 이후 한 달간 여권에서 나타난 모습은 기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를 놓고 이 대통령과 이견을 보였던 당내 강경파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에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수장 공백 우려 속에 인사청문회마저 지연되면서 국정 운영의 부담도 커졌다. 이 대통령이 최근 SNS(소셜미디어)에서 강경파를 비판한 배경에는 정쟁이 민생보다 앞설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여당은 단순히 대통령과 정치적 지향을 공유하는 집단이 아니다. 정부와 함께 정책을 추진하고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며 결과에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직후 당사를 찾아 "이제는 책임 있는 여당"이라며 민생 회복과 정치 안정을 주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책을 둘러싼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국정 추진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갈등은 경계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함께 앞으로 나아갈 힘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스스로 몸을 낮추고 지지층을 끌어안은 것은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하락세를 멈춘 지지율이 반등하려면 결국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가 여권 내부의 화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방법은 하나다. 당정이 내부 갈등을 극복하고 민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중심에 놓고 보조를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