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멀어진 수소사회…그린수소 계획 '8분1 토막', 원가 5배 '껑충'

민동훈 기자, 정경훈 기자
2026.10.14 06:20

[the300][2026 국정감사]국회 기후환경노동위원회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5.10.13.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정부가 2030년까지 25만톤을 공급하겠다던 국내 그린수소의 생산 가능량이 현재 계획 기준으로 약 3만2000톤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kg당 3500원으로 낮추겠다던 생산단가도 1만8163원으로 목표치의 5배를 웃돈다.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 수립 이후 5년이 다 돼가지만 정기적인 평가·수정 체계가 없어 목표와 현실의 격차를 제때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2021년 11월 수립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 국내 그린수소 공급 목표를 25만톤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설치됐거나 계획 중인 수전해 설비는 총 370MW(메가와트) 규모로, 모두 가동해도 연간 생산 가능량은 약 3만2000톤으로 추산됐다. 당초 목표의 13% 수준이다.

생산단가도 목표와 현실의 차이가 컸다. 정부가 기본계획에서 제시한 2030년 그린수소 목표 생산단가는 kg당 3500원이지만 현재 국내 수전해 생산기지의 평균 생산원가는 1만8163원으로 5.2배에 달했다. 운반비를 포함하면 2만1201원까지 올라간다. 철강·석유화학 업계가 감당할 수 있다고 보는 수소 가격은 kg당 2000~3000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청정수소 공급 목표 자체는 이미 한 차례 낮아졌다. 제1차 기본계획은 2030년 청정수소 296만톤 공급을 목표로 했지만 2023년 정부의 청정수소 인증제 운영방안에서는 발전 80만톤, 수송 최대 39만톤, 산업 9만톤 등 총 128만톤으로 줄었다. 이 의원실은 현재 정책과 이러한 사업계획을 토대로 2030년 예상 수요를 약 13만톤으로 추산했다.

수소차도 당초 목표와 차이가 크다. 정부는 2030년 수소차 88만대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올해 10월 기준 등록 대수는 4만9220대다. 반면 수소충전기는 461기로 2025년 목표인 450기를 넘어섰다.

문제는 정책 여건이 크게 달라졌는데도 기본계획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다시 짜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수소법에는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의 수립 주기가 명시돼 있지 않다. 제1차 기본계획 수립 이후 약 5년이 지났지만 제2차 기본계획의 구체적인 수립 일정도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에너지기본법과 신재생에너지법이 관련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도록 한 것과 대비된다. 이에 이 의원은 지난 7월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의 수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정부의 다른 에너지 정책과 수소정책 사이의 정합성 문제도 제기됐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설 LNG 발전 3GW는 2032년부터 수소를 혼소해 연간 온실가스 209만톤을 줄이는 계획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수소혼소 발전량은 연간 2.8~5.6TWh(테라와트시)로 추산되지만 올해 청정수소 발전 입찰물량은 0.5TWh에 그친다. 용인 산단 한 곳의 필요량만 현재 입찰물량의 5.6~11.2배에 이르는 셈이다. 정부가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을 확대하면서도 청정수소 발전 입찰물량은 2025년 3000GWh(기가와트시)에서 올해 500GWh로 축소해 LNG 발전의 탈탄소 경로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생산만으로 향후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남는다. 의원실은 수소환원제철과 LNG 발전 혼소 등을 감안하면 2035년 청정수소 수요가 약 53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지만 현재 계획된 국내 수전해 설비의 생산능력은 연 3만2000톤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청정수소 발전 입찰에서 국내 생산 수소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고 있지만 제1차 기본계획 자체는 2030년 공급 목표의 66%인 196만톤을 해외 생산·도입으로 조달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국내 기업들도 현재 11개국 20개 해외 청정수소·암모니아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국내 생산 확대와 해외 공급망 확보를 어떻게 병행할지도 과제로 꼽힌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과 일본, EU 등 주요국은 미래 에너지인 수소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며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해 놓고도 정작 관련 예산과 세제 혜택은 줄이는 등 육성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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