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 전작권 전환 시각차…AI·로봇 등 달라진 안보 환경 변수되나

정한결 기자
2026.10.16 16:34

[the300]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1대·52대 국방부장관 이·취임식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09.22. /사진=김명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변화한 안보 환경에 맞춰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AI(인공지능)·로봇 등 무인체계가 전장의 양상을 바꾸는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의 충족 여부를 둘러싼 한미 간 시각 차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한미는 올해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전작권 전환의 목표 연도(X 연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올해 초만 해도 FOC 다음 절차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을 1년 내에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말에 전작권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미 간 조건의 충족 여부를 두고 공개 석상에서 이견이 표출되는 상황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반도) 여건이 변화했고 우리가 조건을 바꿨기에 지켜야 할 새 기준들이 있다"고 밝혔다.

한미는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에 필요한 핵심 군사 능력 확보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확보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세 조건이 충족되면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변화한 안보 환경에 따라 기존 전환 조건 및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브런슨 사령관이 우리 정부의 전작권 전환 구상에 이견을 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4월에는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을 2029년 초까지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미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정부의 전환 목표 시점인 2028년보다 늦은 시점이다. 그는 상원 군사위에 출석해서는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지 않도록 계속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이 군사 당국의 단독 결정이 아니라 정책적·정치적 판단을 거쳐 이뤄진다는 점을 언급해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5월 기자들과 만나 "전작권 전환은 정책적, 정치적 수준에서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군사 당국에서 하는 건 보고를 통해 조언을 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도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대한 항의는) 이미 전달을 했다"며 "(브런슨 사령관이) 군사적 수준에서 이야기를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서 저희도 우려를 하고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전작권 전환 조건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사견을 전제로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을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작권 전환 조건에 대한 미국 측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 전쟁부가 최근 드론·로봇 전력화를 목표로 한 자율전투사령부를 신설하고, 이를 위한 '프로젝트 아쟁쿠르'에 1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북한도 무인체계 부대를 신설하는 가운데 무인·AI 기술 확보 여부가 한미 연합작전에서 요구되는 군사 역량과 상호운용성의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상근 카이스트 미래전략기술정책연구소 교수는 "우러전 참전에 따른 북한군의 역량 강화가 중국에 보탬이 된다는 판단을 (미국이) 할 수 있다"며 "전작권 전환이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중국까지 포함되는 사안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무인체계가) 미국에 비해 뒤처져 있는 것이 사실인데 동맹간 상호운용성이 맞춰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서라도 (조건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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