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민노총 시위대, 경찰과 격렬 대치…30명 연행(종합2보)

신현식 기자, 백지수 기자, 이재원 기자
2015.05.01 23:46
노동절인 1일 '2015 세계 노동절 대회'를 마친 민주노총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며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벌였다. / 사진=이재원 기자

노동절인 1일 밤 민주노총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서울 도심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청와대로 행진하며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경찰은 버스차벽을 설치하고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와 캡사이신, 최루액을 살포했고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수십명을 현장에서 연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민주노총과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관에 대한 폭행과 경찰의 해산명령 불응 등의 혐의로 남성 24명과 여성 6명 등 총 30명이 혜화·노원·성동·강동경찰서 등으로 연행됐다.

시위 참가자 2만2000여명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 서울 중구 시청광장에서 열린 '2015 세계 노동절 대회' 집회를 마친 뒤 종로 일대를 행진하다 당초 신고한 행진로를 이탈해 종로2가 등 차로를 불법 점거하고 청와대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해 경찰에 제지당했다.

경찰은 종로구 재동로터리와 안국동로터리, 공평로터리 등지에 수십여대의 경찰버스 차벽을 설치해 청와대 방향으로 우회를 시도하는 세월호 유가족, 금속노조, 건설노조, 공공운수노조 등 시위대를 막았다.

세월호 유가족 등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행진 도중 지하철을 이용해 청와대 인근 안국역으로 이동해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불법 도로점거에 나선 시위대를 향해 수차례 자진해산 명령을 내리고 캡사이신과 최루액을 분사했다. 이에 일부 시위대는 차벽을 뚫기 위해 밧줄로 경찰버스를 묶어 끌어당기는 등 격렬하게 대항했다.

오후 9시쯤 세월호 유가족을 포함한 시위대는 3000여명(주최측 예상·경찰추산 1100명)으로 줄었고 당초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문화제 행사는 안국역 사거리에서 진행됐다. 문화제 도중 사복경찰 1명이 시위대 무리에 섞여 들었다가 발각돼 이를 항의하는 시위대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시위대는 9시23분쯤 문화제를 마치고 다시 청와대를 향한 행진을 시작했고 경찰은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의 이동을 제지했다. 시위대는 다음날인 2일 새벽까지 밤샘 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날 오후 양대노총은 서울 시청광장과 여의도 등 도심 곳곳에서 일제히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집회에 대비해 도심에 196개 중대를 배치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시청광장에서 조합원 5만여명(주최측 추산·경찰추산 2만5000여명)이 참여한 '2015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장 구조개악 폐기 △공적연금 강화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세계 노동절 연대 선언문을 통해 "125주년 세계 노동절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날"이라며 "거짓과 부정, 그리고 부패비리의 몸통인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외쳤다.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더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을 노린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밀어 붙이려는 정부의 아집이 진행되고 있다"며 "힘을 모아 노동자 및 서민 살리기에 앞장서자"고 독려했다.

민주노총 집회에는 4·16가족협의회 등 세월호 유가족 80여명도 참여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우리 가족들은 시행령 통과 여부와 상관 없이 끝까지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나눠준 민주노총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앞서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조합원 12만여명(주최측 예상·경찰 추산 4만여명)이 참여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한국노총은 이날 집회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일반 해고요건·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 저지 △통상임금 확대 및 법제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등을 요구했다.

김동만 한국노총위원장은 "올해와 같이 노동 기본권이 유린되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노동절은 연대·투쟁하는 노동절이 되어야 한다"라며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노동 기본권 사수를 위해 총력투쟁을 결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집회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국회의원 9명이 참석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정부는 일방적 구조개혁 추진으로 갈등을 심화시켜서는 안 된다"라며 "노동계와의 소통 없이 노동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개혁은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지난 대선 때 상시 지속업무와 노동시간의 단축을 약속했으나 정반대로 가고 있다"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 같은 현실을 개혁하는 것이 진정한 노동시장 개혁에 우선되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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