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이화여자대학교의 '대동제(大同祭)'에서는 없는 게 없었다. 직접 디자인한 에코백을 비롯한 패션 아이템에서부터 노란색 팬지꽃을 올린 화전과 마카롱까지 여대생들의 오감을 만족시켜줄 먹거리와 볼거리들이 가득했다.
교내 오케스트라 동아리 '실로암 만돌린'과 공과대학 학생회 부스 앞에는 이미 20여 명의 학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김모씨(24)는 "이대생 중 '실로암 떡꼬치'와 '공대 백순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2, 30분 정도 줄을 서지 않으면 먹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동양화과 학생들은 동양화 부채를 판매하고 있었다. 부채마다 학생들이 직접 그린 동양화가 그려져 있다. 부채 하나하나가 모두 한정판인 셈이다. 가격은 하나에 6000원. 이모씨(22)는 "작년에도 동양화과 부채를 샀다"며 "마음에 드는 것을 사기 위해 일찍부터 찾아왔다"고 밝혔다.
교내외 동아리나 단대별 학생회에서 만든 160여개의 달하는 부스 중 찾을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주점'이다. 소주와 맥주 등 시판되는 술도 팔지 않는다. 막걸리와 사이다를 섞은 '막걸리에이드', 낮은 도수의 칵테일 등을 제조해 파는 정도다.
주점이 없는 이화여대의 축제는 6시면 끝이 난다. 오후 5시30분부터 부스를 정리하는 학생들이 눈에 보였다. 부스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자 축제를 찾은 사람들도 발걸음을 옮겼다. 숭실대 1학년 오모씨(19)는 "오후 5시쯤에 도착했는데 모두 파하는 분위기라 놀랐다"며 "온지 얼마 안 됐지만 가야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낮에만 열리는 '주점'없는 축제에 대해 이화여대 학생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취업 준비 등으로 바쁜 고학년 학생들은 "공강시간을 이용해 축제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 교육공학과 김모씨(25)는 "저렴한 가격으로 수제 팔찌, 부채 등 재능 기부 제품을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주점이 없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인문과학부 1학년 정모씨(20)는 "대학 축제 주점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쉽다"며 "축제가 너무 이른 시간에 끝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편 이화여대는 안전상의 이유로 교내 주점 설치를 금지 하고 있다.1980년대부터 폭력 사건을 비롯한 안전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화여대 축제기간이 되면 타학교 남학생들이 떼지어 몰려와 캠퍼스에서 술을 마시며 여학생들을 희롱했다.
이화여대 여성위원장 조혜련씨가 한국 성폭력 상담소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1993년에는 이대생 몇명이 다른 대학 남학생들에 의해 머리채가 끌려가 실신했고, 1996년에는 한 학생의 팔이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