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약관, 보험금 지급 갈랐다…대법 "다의적이면 소비자 유리하게"

애매한 약관, 보험금 지급 갈랐다…대법 "다의적이면 소비자 유리하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5.03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보험기간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다 보험기간이 끝난 뒤 사망한 경우에도 약관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A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망인의 배우자인 A씨는 2003년 보험기간을 2023년 4월16일까지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피보험자인 망인은 보험기간 중인 2023년 1월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아오다 같은 해 6월 사망했다. 이에 A씨는 보험기간 내 발생한 교통재해로 인한 사망이라며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사망 시점이 보험기간 이후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다.

분쟁이 발생한 건 약관 문구가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어서다.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교통재해로 인해 사망했을 때'라는 약관 문장에서 '보험기간 중'이 '교통재해'만을 수식하는지, '사망했을 때'까지도 수식하는지 다를 수 있다.

1심 법원은 약관 해석이 불명확한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 법원은 보험기간 종료 이후 사망까지 보장할 경우 보험자의 책임이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문제된 약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교통재해로 인해 사망했을 때'에서 '보험기간 중'이 교통재해만을 수식하는지, 아니면 사망까지 포함하는지 문언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즉 사고와 사망 모두가 보험기간 내에 발생해야 한다는 해석과, 사고만 보험기간 내에 발생하면 충분하다는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약관 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는 경우에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보험기간 중 교통재해가 발생하고 그로 인한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사망 시점이 보험기간 이후라고 하더라도 보험금 지급사유에 해당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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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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