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 산재 인정"

한정수 기자
2015.09.06 09:00

과중한 업무와 실적에 관한 중압감으로 인해 자살에 이르렀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김병수)는 사망한 A씨의 가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처남에게 '우리 아이들과 처를 잘 부탁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한 회사에 근무하면서 실적에 관한 과도한 중압감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가 다니던 회사는 세개의 회사가 합병된 회사로, A씨는 그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조직 출신이어서 다른 조직 동료들로부터 지속적인 견제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의 가족은 또 A씨가 직속상관으로부터 모욕적인 언행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의 가족은 2013년 5월 A씨가 업무상 사유로 사망했다는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거부했다. A씨 가족은 다시 산업재해보상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가 업무상 사유로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다니던 회사는 2012년 3월부터 이른바 '실적 두배 증가 운동'을 펼쳤다"며 "A씨는 이같은 실적 증가 운동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자살하기 전 눈에 띄게 말수가 줄어든 점, 소극적으로 방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하면 A씨는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발생하고 악화돼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