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사태 '청와대·법무부 뭐했나' 책임론

이태성 기자, 김종훈 기자
2016.07.17 15:36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에게 직무상 기밀을 넘겨주고 대가를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 진경준 검사장이 1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넥슨 주식을 뇌물로 받아 120억원대 시세차익을 챙겨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49)을 두고 청와대, 법무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두 기관의 안이한 대응으로 인해 이번 파문이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지난해 2월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검사장은 검찰 조직 전체에 50여명에 불과한 자리여서 승진 전 철저한 인사검증을 거치게 된다.

법무부가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검찰인사위원회에서 검사장 승진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민정수석실이 검증을 한 후에야 승인된다.

진 검사장에 대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검증은 실패했다. 진 검사장이 이미 10년 전부터 넥슨과 불법적인 거래를 유지해 왔는데도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심지어 이번 사건 초기 민정수석실은 "자기 자금으로 주식 투자한게 무슨 문제냐"며 진 검사장을 감싸기까지 했다고 한다.

법무부의 실책은 더욱 뼈아프다. 법무부는 최초 진 검사장에 대한 보도가 나왔을 때 "개인간 주식 거래로 문제삼을 수 없다"고 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진 후에도 징계·공소시효가 지났다고만 했다. 자체 진상조사도 벌이지 않아 공직자윤리위가 이를 맡게 됐다.

공직자윤리위가 거짓 소명’을 이유로 징계 의결을 요구한 뒤에야 법무부는 징계 신청을 요청했다. 사태 초기 적극 조사나 감찰에 착수했더라면 신속하게 사태를 수습할 수 있었겠지만, 법무부는 ‘제 식구 감싸기’에만 열을 올렸던 셈이다.

특임검사팀에 의해 밝혀진 진 검사장의 비리는 검찰 조직 전체에 충격을 줬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크게 떨어트렸다. 한 검사는 "검증 미흡이 이번사태를 이렇게 키운 장본인"이라고 꼬집었다.

진 검사장은 이날 새벽 이금로 특임검사팀에 의해 구속됐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검사장이 구속된 첫 사례다. 1993년 '슬롯머신 사건' 당시 이건개 전 대전고검장이,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당시 진형구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이 구속됐지만 모두 사표가 수리된 상태였다.

진 검사장은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48)로부터 2005년 6월 넥슨 주식 1만주(4억2500만원 상당)를 무상으로 취득해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진 검사장은 이 주식을 이듬해 11월 넥슨에 10억여원에 판 뒤 넥슨재팬 주식 8500여주를 사들였다. 2011년 넥슨재팬이 일본 증시에 상장하면서 주가가 크게 뛰자 진 검사장은 지난해 이를 처분해 126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진 검사장은 또 2008년 3월 김 대표에게서 제네시스 차량을 차명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진 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7)의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자신의 처남 강씨 명의 청소용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말까지 한진으로부터 총 134억원 규모의 일감을 따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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