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노트르담 성당 복원 기부하고도 욕먹는 이유는?

류원혜 인턴기자
2019.04.18 06:15

미국인, 애플 기부 칭찬하는 한편 "미국에도 기부 필요하다" 비판

화마가 덮친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을 위한 기부 물결에 애플도 동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미국 내에서 애플을 향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노트르담을 희망의 상징으로 여겼던 프랑스와 전 세계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모두 안전해서 다행"이라고 적었다. 이어 "애플은 미래 세대를 위해 노트르담의 소중한 유산을 복원하는 것을 돕는 재건 활동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부액의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SNS 캡처

◇美누리꾼 "미국 교회에도 기부해라" vs "세계적 교회와 비교불가"

그러나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 기부 소식을 전한 애플은 칭찬이 아니라 오히려 비판을 듣고 있다. 한 미국 누리꾼은 "지난주 불에 탄 미국의 흑인 교회 3곳에도 기부를 고려해 달라"는 의견을 남겼다.

앞서 지난달 26일과 이달 초에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흑인 교회 3곳이 연달아 방화로 인해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약 일주일 전에 180만달러 모금을 목표로 교회 후원 캠페인이 시작됐지만 후원금액은 더디게 모였다.

그러나 노트르담 화재가 일어나자 하루 만에 모금액이 4배로 늘어났다고 AP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2400만 팔로워를 거느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16일 SNS에 "오늘 파리(노트르담 화재)를 생각하면서, 루이지애나에 있는 우리 이웃들에게도 사랑을 좀 보냅시다"라고 쓰고 후원 링크를 올리며 모금액이 급증한 것. 이외 유명 인사들도 흑인 교회들에 후원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흑인 교회를 상대로 연이어 방화 범죄를 저지른 21세 남성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CNN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일 화재 피해를 입은 세인트랜드리패리시카운티 소재 그레이터유니언 침례교회./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미국인들은 애플을 향해 노트르담 대성당에 기부하기 전에 미국의 교회들부터 도와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미국 누리꾼들은 "미국 흑인 교회들은 돈을 모으는 것이 (노트르담 대성당보다) 더 힘들 것이다. 애플에 기부금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테러리스트에 의해 불탄 미국 교회부터 돕자", "미국의 노숙자와 난민을 위해 기부해라", "좋은 일이지만 이미 많은 모금액이 모였다. 빈곤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도 고려해 달라"며 애플의 기부 의사에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반면 미국의 교회들과 세계적으로 유서 깊은 노트르담 대성당은 비교가 불가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들은 "노트르담 대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역사적인 교회다. 신경 쓰지 말 것", "노트르담 대성당은 850년의 예술, 역사, 건축, 문화적으로 세계적인 상징성을 갖지만 미국 흑인 교회들은 그렇지 않다. 비교가 불가하다", "역사적 중요도가 같은가? 이 시기에 적절하지 않은 의견"이라며 애플의 기부 동참에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일부 프랑스인 "고맙지만 세금부터 잘 내줬으면…" 과거 애플 탈세 거론

대다수 사람들은 애플의 기부 소식에 고마움을 표현했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애플의 세금 체납을 언급하며 "세금부터 잘 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들은 "프랑스에 세금을 적절하게 지불하면 우리의 소중한 유산을 더욱 아름답게 유지해 미래 세대를 도울 것", "프랑스에서는 세금이 사람들과 도시, 기념물 등 더 나은 삶을 누리게 하는 생명", "기부는 고마운데 프랑스에 세금부터 내길. 그것도 우릴 돕는 일", "당장 세금 지불하면 성당 복원에도 도움 되고 더 이상 사기꾼 소리 안 들을 것"이라며 비판했다.

앞서 애플은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를 경유해 프랑스에서 과세를 피한 적이 있다. 이에 프랑스는 애플이 탈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결국 지난해 12월에 지난 10년간 프랑스에서 체납한 세금을 5억유로(6400억원 가량)로 확정하고 이를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15일(현지시간) 불길에 휩싸인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사진=트위터 캡처

한편, 지난 15일(현지시간) 파리의 유서 깊은 건축물이자 관광명소인 노트르담 대성당에 화재가 발생해 96m 높이의 첨탑과 목재 지붕이 무너지고 내부가 손상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16일 일간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지 채 하루도 안 돼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 약 7억유로(약 9000억원)가 모금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 비용은 수억 유로로 추정되지만 일찌감치 기부가 쏟아지면서 자금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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