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음식이…" 단속 3분 만에 잡힌 오토바이, 전동킥보드도 '골치'

이동우 기자, 정경훈 기자
2019.12.28 06:00
서울 수서경찰서가 26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북문 사거리에서 진행한 '불법 오토바이 암행 단속'에서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가 단속에 걸려 경찰의 주의를 받고 있다. / 사진=정경훈 기자

"아 음식이 급해서 그런 거예요."

26일 오후 3시3분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북문 사거리. '불법 오토바이 암행 단속'을 나온 경찰이 단속을 개시한 지 3분만에 첫 불법 운전자가 잡혔다. 운전자 조끼와 오토바이에는 배달 대행업체 로고가 붙어 있었다.

아파트 상가 음식점에서 음식을 받고 10m(미터) 이상 인도로 주행하다 걸린 운전자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경찰관은 인도 주행은 불법이라고 설명한 뒤 벌칙금 4만원을 부과했다. 단속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오토바이 앞뒤로 학원을 향하는 초등학생들이 지나갔다.

배달 오토바이는 교통경찰이 특별히 단속과 교육에 힘쓰는 '요주의 대상'이다. 2016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집계된 오토바이 사망자 196명 중 배달 종사자는 56명으로 25.8%였다. 최근 1인 가구 확산과 배달 문화 발달로 업계는 성장하고 있지만 '안전 의식'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날 2시간동안 진행한 단속에서도 대부분 배달업 종사자가 적발됐다. 오후 3시40분쯤 중국 음식을 배달하다 적발된 민모씨(50)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다. 민씨는 "일용직인데 급하게 연락받고 나가느라 헬멧을 못 챙겼다"면서 "오늘 처음 나가는 중국집인데 헬멧이 없어서 쓰지 못했다"고 사정을 말했다.

서울 수서경찰서가 26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북문 사거리에서 진행한 '불법 오토바이 암행 단속'에서 전동 킥보드 운전자가 단속에 걸려 경찰의 주의를 받고 있다. / 사진=정경훈 기자

도로와 인도를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오토바이 운전자는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위험에 내몬다. 이날 단속 지역 은마아파트 북문 사거리 인근에도 초·중·고등학교가 23개, 학원이 2000개에 이른다. 자칫 운전 부주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친오빠와 함께 학원을 가던 초등학교 2학년 임모양(8)도 "이번 달 여기서 배달 오토바이로부터 사고를 당할 뻔했다"며 "짧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는데 인도에서 튀어나온 오토바이가 갑자기 멈췄다"고 가슴을 쓸어내린 일을 회상했다.

"최근 공유서비스와 취미활동 확산 등으로 증가한 '전동 킥보드' 역시 불법 운전이 심각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킥보드 대부분이 인도를 이용해 보행자와의 충돌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날 단속에서도 학원가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던 20대 운전자가 경찰의 주의를 받고 돌아갔다.

이상범 수서서 교통안전계장은 "경찰이 단속만이 아니라 배달 오토바이 업체를 직접 방문해 수시로 안전교육을 한다"며 "녹색어머니회 등과의 협력을 통해 학교·학원가 안전보호에 나서는 등 경찰도 지속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