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또 다시…코로나19의 미스터리한 특징 넷

박가영 기자
2020.03.04 04:30
코로나19이 확산 중인 지난 3일 제주국제공항 3층 출국장에서 한 중국인이 장갑을 낀 손으로 핸드폰을 조작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한국의 사망자는 31명이고, 확진자는 5000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도 누적 확진자가 2000여 명이며 사망자는 50명을 웃돌고 있다. 이란, 일본 등에서도 감염 사례가 꾸준히 확인된다. 예측 불가능한 코로나19 특성이 확산세를 키우는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① 무증상 감염과 전파

코로나19는 증세가 경미하거나 무증상이어도 확진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1일 강원도 강릉에선 무증상 중국인 유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왔다. 가톨릭관동대 유학생 A씨(21)는 지난달 28일 중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검사를 받았다.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북 경주 코로나19 사망자도 증세가 경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1일 경북 경주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41세 남성은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의 직장 동료들은 그가 사망 당일 오전 1시까지 야근을 하면서 기침만 조금 하는 상태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증상을 보이지 않는 감염자가 코로나19를 퍼뜨릴 가능성도 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증상을 보이기 전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앙사고수습본부장도 "코로나19는 증상이 감기 등 일반 호흡기 질환과 유사해 구별이 어렵고 무증상·경증 환자에게서 감염 전파 사례가 나와서 기존보다 방역 관리가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② 강한 감염력
/삽화=김현정 디자인기자

코로나19의 잠복기가 짧은 편이지만 전파력이 강하다는 특징도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달 26일 브리핑에서 "한 달 정도 코로나19 역학조사, 발생양상을 보며 가장 곤혹스러웠던 점이 감염력이 굉장히 높고 전파 속도도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발병 첫날 상기도(기관지·후두·인두·코안 등 기도 상부) 증상일 때 전염력, 바이러스 분비량이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복기가 짧고 초기 전염력 있다는 특징이 있어 집단 감염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이런 면 때문에 자가 격리 등을 강조하고 있다. 조금의 증상이 있어도 학교나 직장에 가지 않는 것을 권고하는 이유가 이런 특성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 본부장은 지난달 25일 브리핑에서는 "잠복기가 한 3~4일로 굉장히 짧았고 3~4일 이내에 접촉하신 분들에서 발병자가 많았다"고 밝혔다.

③ 기저질환 없어도 '중증' 발전
리원량을 추모하고 있는 홍콩 시민들./사진=AFP

온화한 증세로 찾아와 며칠 만에 목숨을 앗아버리는 것도 이 바이러스가 가진 무서운 점이다.

지난달 16일자 의학 저널 '란셋'에 실린 보고서에는 베이징 의사들이 지난달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50세의 남자를 연구한 결과가 실렸다. 기저질환이 없었던 이 남성은 처음에 가벼운 오한과 마른기침 정도의 증상밖에 없었다.

그러나 발병 9일째에 그는 피로와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폐 손상이 일어난 지 5일 만에 사망했다. 저자들은 혈액 검사 결과 감염 퇴치 세포의 과잉 활성화가 일어나 심각한 면역계 손상이 일어난 것이 그의 사망의 일부 요인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우한에서 최초로 코로나19에 대해 경고한 중국 의사 리원량(34)은 코로나19로 사망했는데, 그 역시 초기에는 경증이었다. 하지만 급격히 중증 상태에 이르렀고 인공 폐를 통해 혈액까지 펌프로 순환시키는 조치 후에도 이틀 후 사망했다.

이렇듯 코로나19는 기저질환이 없어도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예측 불가하다. 싱가포르 의사들은 논문을 통해 "싱가포르에서 지금까지 경험해 온 것은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들도 이 병에 걸린 후 심각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④ 완치된 줄 알았는데 '재확진'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한 상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코로나19 완치 후 재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내 25번째 환자(74세 여성)는 지난달 9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지난달 22일 퇴원했다. 그러나 닷새 후인 지난달 27일 재검사를 진행한 결과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환자 주치의인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급성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드물게 환자의 몸에 남아있어 재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사례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일본 오사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달 1일 코로나19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40대 여성이 회복 후 20여일 만에 또다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재확진 사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도 10건이 넘게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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