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미접종 단골들 독서실 다시 와"…사장님도 재수생도 웃었다

오진영 기자, 조성준 기자
2022.01.06 06:30
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스터디카페에 방역패스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 = 조성준 기자

5일 오후 서울 동작구의 한 스터디카페. 전날 법원이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 카페에 대해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적용을 일시 정지하라고 결정했지만 카페 내부는 여전히 한산했다. 전체 100여명 정도가 동시에 이용 가능한 시설인데 이용객수는 10여명에 불과했다. 업주 A씨는 "그래도 하루에 많아야 5~6명밖에 오지 않았던 상황에 비교하면 좋아진 편"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이날은 인근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한 명이 3개월 장기 등록을 하고 갔다. 원래 이 스터디카페 단골 손님이었지만 백신을 1차만 접종해 그동안 이용하지 못하다가 전날 방역패스 의무적용이 일시정지되면서 3개월치 등록을 결심한 것이다. A씨는 "어제 '미접종자도 스터디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결정이 나오자마자 단골들에게 '오시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전날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에 대해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적용을 일시 정지하라고 결정하면서 학원계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학원과 스터디카페 등을 자주 이용하는 재수생, 대학생 등 미접종 성인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당초 '청소년(12~18세)방역패스 적용 여부를 두고 촉발된 논쟁이었지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이 시설을 이용하는 미접종 성인들도 혜택을 볼 수 있게되면서다.

삼수생 김모씨(21)는 이날 엄마와 학원등록을 알아보기 위해 노량진 학원가를 찾았다. 강씨는 "백신 1차 접종만 마친 탓에 올해는 학원 등록은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며 "아무래도 온라인 강의보다 학원에서 선생님 보고 다른 수험생과 같이 듣는 게 훨씬 자극이 돼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하면 컨디션도 나빠지고 일주일은 날아갈텐데 그러지 않아도 돼 다행"이라고 했다.

5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미술학원이 학생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방역패스 중단 판결 이후 등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 사진 = 조성준 기자

종각역 인근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윤모씨(51)는 "평소 매출이 700만~800만원인데 지난 몇 달간 미접종 회원들이 모두 등록을 끊어 20%도 매출이 안 나왔다"라며 "다행히 어제부터 다시 회원이 늘어 매출 회복을 기대한다"고 했다.

윤씨는 "지난 3일부터 방역패스 적용이 의무화되면서 미접종자는 물론 1차 접종 후 2차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미접종자로 분류되면서 이용객들이 급격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관련단체들은 법원의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정부의 방역지침이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 방역지침이 혼선을 빚을 경우 이로인한 피해는 오롯이 자영업자들이 입게 된다는 것. 앞서 방역당국은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시점을 오는 2월로 적용하겠다고 했으나 반발이 거세지자 3월 1일로 미뤘다.

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가 학생들로 붐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 조성준 기자

동작구의 한 단과학원 관계자는 "최근 전년도와 비교해 등록 인원이 20~30% 가량 줄었다"라며 "겨울방학이 단과·종합 신규 수강생이 느는 시기지만 오락가락한 방역패스 적용 지침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이 등록 후에 다시 환불해갔다. 학원대신 온라인강의나 과외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부금 전국 스터디카페·독서실 연합회 대표는 "스터디카페는 지난해 12월 매출이 '0원' 이거나 월 매출이 30~40% 감소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매출이 크게 변동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제8부는 전날 학부모 단체 등은 학습권 보장을 이유로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를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로 포함한 행정명령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학부모·사교육 단체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 본안소송 판결 선고일까지 해당 시설의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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