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키트요? 정확도가 어떤지는 몰라도 시간이 얼마 안 걸리니까 좋네요."
26일 오전 11시30분쯤 경기 평택시 비전동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직장인 한모씨(39)는 검사를 마친 뒤 홀가분하다는 표정으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직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고 아침에 급하게 왔다"며 "상중(喪中)이라 시간이 촉박한데 PCR(유전자증폭) 검사보다 결과가 빨리 나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이른 오전부터 붐볐다. 한씨와 같은 무증상 시민은 PCR 검사 대신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를 진행했다. 확진자 급증한 탓에 이날부터 경기 평택과 안성, 광주광역시, 전남 등 4곳에서는 새롭게 전환된 진단검사·역학조사 시스템이 우선 시행돼서다.
광주광역시·전남·평택·안성에 있는 코로나19 선별진료소는 이날부터 PCR 검사와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한 검사를 나눠서 진행했다.
PCR 검사는 △역학연관자 △의사소견서 보유자 △자가키트· 신속항원 양성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고 무증상 일반시민은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하도록 했다. 사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진단을 신속하게 진행해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다만 자가진단키트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을 경우에는 즉시 PCR 검사를 진행한다.
이날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코로나19 무증상자들은 접수대에서 제공한 자가진단키트를 받았다. 이들은 검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따로 마련된 공간으로 이동한 뒤 의료진 안내에 따라 스스로 검체를 채취했다. 옆에는 의료진이 대기해 혼자 검체를 채취하지 못하는 어린이와 성인을 도왔다.
검체 채취는 키트 안에 동봉된 검체채취용 면봉으로 코 안쪽을 깊숙이 찌른 뒤 면봉을 용액에 담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용액을 검사기 검체점적부위에 떨어뜨리면 검사기에 '한줄' 또는 '두줄'이 나온다. 한줄일 경우 '음성' 두줄이 뜰 경우 '양성'이다.
시민 대부분은 새로 바뀐 검사체계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인근 주민 송모씨(54)는 "자가진단키트를 처음 써보는데 간편해서 좋다"며 "지역사회에 오미크론이 크게 번져 불안하지만 확진자가 크게 늘은 만큼 바뀐 방식은 효율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까지만 완료한 우모씨(55)는 여행을 앞두고 음성확인서를 받으러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그는 "그동안 선별진료소만 3번 방문했는데 다른 사람이 내 코를 찔러 검사하는 방식이라 아팠다"며 "자가진단키트는 직접 코를 찌를 수 있어 훨씬 편했다"고 했다.
다만 기존에 진행하던 PCR 검사에 비해 신뢰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최모씨(28)는 "PCR 검사보다는 신뢰가 안 간다"며 "결과가 빨리 나오는 건 좋지만 이렇게 결과가 바로 나온다는 점에서 조금 의문"이라 말했다.
우씨도 "방역당국이 자가진단키트를 승인한 게 아니냐"면서도 "결과에 대한 신뢰성 차원에선 조금 걱정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새로운 체계가 도입된 첫날인 만큼 시민들이 자신이 받아야 하는 검사가 무엇인지 모른 채 줄을 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한 여성은 PCR 검사 줄에 서 있다가 보건소 직원의 안내를 받고 자가진단키트 줄로 다시 이동하기도 했다.
해당 여성을 안내한 관계자는 "확진자와 접촉한 지 이미 1주일이 지난 사람이라 PCR 검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줄을 옮겼다"며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도 않고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은 이들은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한다"고 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3012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광주·전남·안성·평택에 우선 도입한 진단검사·역학조사 시스템을 다음달 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