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먹거리로 자리 잡은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자산운용업계가 조직 개편으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특히 ETF 부문의 인력이 젊은 층으로 확충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한투운용)의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띈다. 한투운용은 올초 ETF 1세대로 꼽히는 배재규 전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해 ETF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투운용은 지난달 대표 직속의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 이 본부는 디지털마케팅과 ETF마케팅을 총괄하면서 개인투자자 및 기관투자자,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회사와 상품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ETF 선두주자인 삼성자산운용은 외부 인재 수혈로 변화를 주고 있다. 그동안 삼성자산운용은 내부 출신을 주로 기용하는 등 인력 운영이 폐쇄적이라는 우려가 많았으나 분위기가 달라졌다. 최근 삼성자산운용은 홍콩 릭소자산운용에서 ETF를 담당하던 김영준 헤드를 영입했다. 김영준 헤드는 우리자산운용 등을 거친 뒤 릭소자산운용에서 한국 영업을 총괄해왔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순혈주의를 지양하고 유능한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에서 인덱스 사업을 주도하던 최창규 본부장을 비롯해 한화자산운용에서 ETF 운용을 도맡던 젊고 유능한 매니저를 데려왔다.
최근 현대자산운용은 ETF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솔루션본부를 신설했다. 아직 인력 배치가 완료된 상황은 아니며 내부 인력뿐 아니라 외부 인력 충원도 계획하고 있다.
헤지펀드 명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외부 출신 영입으로 액티브 ETF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 출신의 조상준 부장과 김남의 팀장을 영입했다. 조 부장은 삼성자산운용 ETF 컨설팅팀과 한화자산운용 ETF 전략팀을 거쳤다. 김 팀장은 삼성자산운용 ETF 운용팀과 국민연금에 몸담았다.
앞서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하반기에 ETF운용팀을 ETF사업본부로 격상하고 하위 조직으로 ETF운용팀과 ETF컨설팅팀, ETF상품팀을 배치했다.
ETF 관련 조직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다. 한투운용의 경우 최근 상장한 KINDEX 글로벌브랜드TOP10블룸버그 ETF는 1993년생 김중훈 매니저가, 원자력테마딥서치 ETF는 1993년생 성낙현 매니저가 운용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990년생 송민규 매니저, 1994년생의 신승우 매니저, 1996년생 하민정 매니저를 부책임운용역으로 올리기도 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도 1990년대생 매니저가 ETF를 운용한다. HANARO 원자력iSelect는 1994년생 문현욱 매니저가 담당한다. 글로벌백신치료제 ETF는 1990년생 권수철 매니저가, 미국메타버스iSelect ETF는 1993년생 김지연 매니저가 운용한다.
ETF 시장에 젊은 90년대생이 등판하는 이유는 ETF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데 있다. 성장 산업이다보니 젊은 직원들의 관심도가 높다.
또 ETF 시장에 진출하는 운용사도 많아지면서 관련 인력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기 쉽지 않다보니 기존 펀드매니저나 리서치 인력을 운용역으로 영입하기도 한다. ETF에 대한 투자층이 젊어진 만큼 젊은 층들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젊은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새로운 ETF 상품을 찾는 젊은 층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젊은 인력의 충원이 필요해졌다"면서 "젊은 운용역은 ETF 뿐 아니라 대체 투자 상품과 리츠 등 다양한 상품을 구성하고 운용하는데 빠르게 적응하면서 큰 역할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