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사상 초유의 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 당한 날[뉴스속오늘]

김성휘 기자
2023.03.10 06:05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11월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제3차 대국민담화 발표를 마친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16.12.20/뉴스1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인용(가결)됐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대통령직을 박탈 당한 건 한국 정치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취임, 임기 5년을 못 채우고 국가 최고 통수권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세월호→비선실세 논란, 끝이 아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0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박 대통령 취임 다음 해인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났다. 큰 인명피해로 국민의 충격이 컸다.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됐다. 대통령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11월 이른바 '정윤회 게이트'가 터진다.

박 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던 정윤회씨가 인사 개입 등 국정에 관여해 온 '비선실세'라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했다는 내부문건이 주요한 근거였다.

청와대에 대해 입장표명 및 사실규명 요구가 쏟아진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은 의혹을 일축했다. 청와대 또한 실체가 없다고 부인하면서 사건은 잊히는 듯 했다. 약 2년이 지난 2016년 7월 이후,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이라는 기관의 존재와 그 핵심에 최순실(최서원)이란 인물이 있다는 사실이 태풍의 핵이 된다.

국정농단 의혹, 최순실 게이트로
=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과 재판관들이 10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위해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정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은 헌법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2017.3.10/뉴스1

최씨는 정윤회씨의 전 부인으로, 정치권에 알려져 있기는 했으나 크게 조명받진 않았다. 그러나 최씨가 사실은 정씨보다 박 전 대통령과 더 가깝고 그만큼 청와대 업무에도 깊숙히 관여해 왔다는 게 서서히 드러났다. 대기업들이 수백억원을 특정 재단에 무상으로 주는 등 석연치 않은 정황도 나왔다.

'최순실 논란'이 가열되던 2016년 10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개헌을 언급했다. 개헌으로 이슈를 돌리려는 시도로 풀이됐다. 그러나 같은 날 밤, 개헌론은 다른 소식에 묻혀 힘을 쓰지 못했다. 최씨의 태블릿PC 내용이 보도된 것이다.

대통령 연설문이 아무 공적인 직책이 없던 최씨에게 사전 유출된 정황, 최씨가 대북 접촉과 같은 정보를 접하며 국정에 관여했다는 보도 등이 잇따르며 파장을 키웠다.

정국은 요동쳤다. 국회는 11월 국정조사를 치렀고 이때 최씨와 주변인물들의 관계도 다수 드러났다.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결국 대통령 탄핵이 수면 위로 올랐다. 3개의 야당은 공동으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에 이른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탄핵 찬반을 두고 분열한다.

만장일치 파면 결정→5월 대선
= 헌법재판소(소장 권한대행 이정미)는 10일 오전 11시 선고 공판을 열고 박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이날 헌재소장 권한대행 이정미 재판장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며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상실하고 민간인으로 돌아가게 됐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강일원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조용호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2017.3.10/뉴스1

그해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찬성 234표, 반대 56표, 무효 7표로 압도적인 가결이었다. 탄핵안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헌재로 넘어갔다.

국회 측이 검사(청구인) 역할이 됐고 피청구인 박 대통령도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했다. 이듬해인 2017년 1월 3일 첫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두 달 간 치열한 논쟁이 헌법재판소 안팎에서 벌어졌다.

마침내 3월10일 헌법재판관 8명이 재판장에 들어섰다. 헌법재판관은 총원 9명이지만 박한철 헌재소장이 퇴임, 당시 8명뿐이었고 헌재소장 대행을 맡은 이정미 재판관이 이 결정의 주심을 맡았다. 탄핵안 인용에 7인 이상 출석, 6인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8명이 만장일치로 인용을 결정했다.

박 대통령은 즉시 파면돼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다음 대통령 취임 전까지 대통령권한대행을 맡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고일부터 60일 내에 대통령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제도에 따라 대선 준비에 착수했다. 이렇게 치러진 '5월 대선'(5월9일)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다. 1987년 개헌 이후 정상적인 대선은 12월 치렀는데 대통령 탄핵이란 특수상황이 대선 시기마저 바꾼 것이다.

구속수사…2021년 입원 후 특별사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파면 이틀 뒤인 3월 12일 저녁 6시 30분,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나와 서울 삼성동의 사저로 돌아갔다. 이후 국정농단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했다.

박 전 대통령 혐의는 크게 세 종류로 △직권남용·강요 등 이른바 국정농단 혐의 △국가정보원 특활비 유용 등 국고손실 혐의 △4·13 총선의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이다.

박 전 대통령은 3월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가 조사 받았다. 그는 3월31일 구속됐고 그 상태에서 수사를 계속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징역형과 거액의 벌금, 추징금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결과 (자료: 대법원)/사진=뉴스1

국정농단 재판은 대법원(상고심)의 파기환송을 거쳐 파기환송심, 대법원 재상고심까지 갔다. 국고손실 혐의 재판이 여기에 병합됐다. 그 결과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추징금 35억원이 확정됐다. 앞서 선거법 위반 재판은 징역2년이 확정됐다.

수감생활을 계속하던 박 전 대통령은 4년째인 2021년 11월22일 허리디스크와 어깨 등의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그해 12월24일 성탄절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한다. 박 전 대통령은 12월31일 석방돼 병원 치료를 계속했다.

해가 바뀌어 2022년,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3월9일 대선에서 승리한다. 박 전 대통령은 3월24일 병원을 나와 대구에 마련한 사저로 이사했다.

(서울=뉴스1) 최수아 디자이너 =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020년,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비선실세' 최서원씨(개명 전 최순실)에게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3676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6년 11월 재판이 시작된지 약 3년7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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