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전쟁으로 온 세계가 혼돈에 빠져 있다. 세금의 역사는 아주 오래됐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는 이미 기원전 2500년경 농산물에서 일정 비율을 징수하는 십일조 형태의 세금 제도가 존재했다고 한다. 맹자(孟子)에 고조선이 수확의 20분의 1을 세금으로 징수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우리나라 최초로 세금이 부과된 것은 기원전 5세기쯤 고조선 시기로 알려졌다.
관세도 세금의 일종이긴 하나 다른 세금과 달리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도시국가들이 물자의 이동 시 통행세를 부과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관세도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등장했다. 로마제국도 속주들과 무역 시 세금을 부과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관세가 유지되다가, 봉건제를 중심으로 한 자급자족 경제체제였던 중세 시대에 관세는 관심 밖으로 물러났다고 볼 수 있다.
현대적 의미의 관세 제도가 마련된 것은 18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산업혁명 시기로 전해졌다. 공장제조산업에 뒤처진 국가가 자국의 가내수공업이 공장제조산업으로 전환될 때까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관세가 처음 도입됐다. 관세를 통해 국가가 무역에 적극적으로 개입할수록 보호무역이 된다. 반대로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교역하는 모든 국가가 이익을 얻는다는 애덤 스미스의 비교우위론 등의 이론적 근거를 토대로 국가가 무역에 간섭하지 않고 자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산업은 수출하고 열위에 있는 산업은 수입하는 체제를 지향할수록 자유무역이 된다.
산업혁명으로 국가 간 교역이 확대되면서 영국에서 처음 자유무역주의가 등장하였다가 이후 전 세계로 확산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 복구와 자국 경제 회복에 집중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처음 대두되었다. 이후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미국은 스무트-홀리법(Smoot-Hawley Act)을 제정하여 자국 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고, 그에 대응한 무역 상대국들의 보복관세로 인해 전 세계 무역량이 대폭 감소했다. 그 결과 시작된 세계 각국의 경제적 자립과 원자재 확보를 위한 침략 정책이 결국 2차 세계 대전으로까지 이어졌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947년 글로벌 경제 질서 회복과정에서 보호무역주의 채택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창설되고,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체제가 등장함으로써 관세 인하와 무역 제한 철폐를 통해 세계 교역량은 다시 증가했다. 이후 1970년대 중반 에너지위기와 함께 세계 각국의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으로 인해 과거 보호무역주의와는 양상이 다른 신보호무역주의가 잠시 대두되기도 했다. 1990년대 들어와 자유무역 확대를 목적으로 WTO 체제가 출범하였고, 국가 간 또는 지역 간 경제 협력과 무역의 자유화를 위한 촉진하기 위해 관세와 무역 장벽을 철폐하거나 완화하는 협정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고 전 세계로 확산했다. 무역장벽을 낮추고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세계화가 진행됐다.
정재웅 변호사는 조세 관련 쟁송과 자문이 주요 업무 분야다. 그 동안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관세 등 전 세목에 걸쳐 다수의 조세쟁송과 자문사건을 수행했다. 강남세무서 등 외부위원, 국세청 법률고문, 기재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법무법인(유한) 화우의 조세부문총괄을 맡고 있다.